개그맨송준근“너무느끼하다고요?‘우주플리즈닥쳐줄래’”

입력 2008-04-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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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특기생으로대학입학…‘이상형은송혜교’하하하
“아∼우리 쌤에 대한 뜨거운 시선은 잠시만 키핑 해줘” 닭살이 돋을 정도로 느끼하다. 이 남자가 온 몸을 출렁대며 등장할 때는 ‘악∼’ 소리와 함께 웃음이 절로 나온다. 뒤로 질끈 묶은 긴 머리 가발과 튀어나온 배를 강조한 쫄티, 짧은 다리와 질펀한 엉덩이를 돋보이게 입은 스키니 진까지. ‘준교수’의 트레이드 마크인 의상을 그대로 입고 ‘스포츠동아’를 찾은 송준근. 그의 ‘스티브’(가슴 털을 사람이름으로 부름)는 KBS아트비전 소속이라 잠시 ‘키핑’ 해두고 왔다고 한다. 그의 숨겨진 은밀한 매력(魅力) 아니 마력(魔力)에 빠져보자. “오! 릴렉스, 컴다운, 렛츠 고!” -요즘 너무 인기다. 이런 인기 실감하는지. “주위에서 인기가 좋다고 하는데 실감을 못한다. 인터뷰 요청이 많이 들어오는 것으로 실감한다. 준교수 의상을 입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 주위 사람들이 전화로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말해 준다. 특히 어머니는 개그맨 데뷔할 때부터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내색은 안하지만 동네 분들한테 자랑도 하시는 것 같다. 아버지는 개그 아이디어를 자주 내준다. 코미디 관련 책을 보고 설명을 곁들여 문자 메시지로 보내주신다. 일본에 있는 형은 ‘난 네가 잘 될 줄 알았다’고 응원도 해준다.” -‘우주 플리즈 닥쳐줄래’ 등 유행어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개그콘서트의 코너 ‘달인’ 선배님들이 툭툭 던져주는 유머들도 있다. 아이디어 회의 때 애드리브 식으로 한 것도 있고. 처음엔 주위에서 무시할 정도로 하찮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반응이 좋은 것도 있다. 누가 혼자 아이디어를 냈다기보다 허미영이나 장효인과 함께 아이디어를 낸다. 선배들도 코치를 많이 해준다. 일부러 회의하는 선배들 옆에서 희의를 한다. 신인들끼리 하니까 미숙한 부분이 많아 선배들이 많이 도와준다.” -준교수의 느끼함으로 리마리오와 비교도 많이 됐다. “리마리오 선배 흉내는 아니다. 같은 캐릭터니깐 이미지가 겹칠 수 있는데, 아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다르다고 말씀해준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방송 후 기사도 많이 나오고 많이 웃었다고 해주셨다. 느끼하다고 웃으면서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쁘다.” -토익특기생으로 대학을 입학했을 정도로 영어를 잘한다고 들었다. “그냥 내가 구사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영어를 다 쓰고 있다. 준교수 캐릭터가 영어를 잘 하는 척하는 사람이라 잘 맞아 떨어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좋아하긴 했다. 대학을 영어 특기생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특별히 잘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과 기본적인 회화만 가능할 정도다. 김영철 선배처럼 영어 공부를 틈틈이 하고 있다. 준교수의 영어책도 내볼 생각이다.” -여자친구가 있다면 이 느끼한 모습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 것 같나. “군 제대 이후 여자친구를 안 사귀어 봤다. 주변에서 결혼을 많이 해서 여자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평상시에 까부는(?) 성격이 아니라서 애교 많고 밝은 사람이 여자 친구였으면 좋겠다. 연예인으로는 송혜교 같은 스타일? 하하하. 방송에서 공개 청혼이라도 해볼까.” -준교수는 단벌 신사다. 다른 의상은 없나. “여름이 다가오고 있어 시원하게 바꿔볼 생각이다. 바지가 까만색이다 보니깐 질펀한 엉덩이가 덜 부각되는 것 같다. 내 친구 쌤(엉덩이), 줄리아(왼쪽 다리), 캐빈(오른쪽 다리), 제임스(배), 스티브(가슴 털)가 좋아할 만한 옷으로 준비하고 있다.” -자신의 인기 비결인 ‘저질몸매’를 평상시 볼 때는 어떤가. “일단 키가 큰 것도 아니고, 다리는 짧고 굵은데, 배는 볼록하게 나왔다. 개그를 처음 시작할 때 살을 좀 빼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이런 저질 몸매가 나를 만들었다. 나의 배는 많이 나온 것도 아니고 웃기게 나와서 기분 좋다. 동기생인 (박)지선이나 (허)미영이가 내 모습을 보고 ‘저질이다’ ‘먹은 것을 토하고 싶다’하고 할 정도다. 이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관리를 안 하고 있는 것이 비결이다.” -실제 송준근은 어떤 사람인가. “진지하고 소심한 A형이다. 나보다 남의 생각을 더 많이 하는 편이다. ‘이렇게 행동하면 어떻게 볼까’라는 사소한 생각들을 많이 한다. 어떤 상황에서는 결정을 딱 하지 못 때가 많다. 신중하다고 할 수 있고 우유부단할 수도 있다. 무대에서 ‘우주 플리즈 닥쳐줄래’라고 말할 때는 실제로 그런 말을 안 해본 성격이라 너무 떨려 얼굴에 경련까지 일어났다.” -송준근의 은밀한 매력이 있다면. “평소에는 조용조용하다. 하지만 무대에 서면 나도 모르는 끼가 발산 되는 것 같다. 멍석을 깔아주면 얼굴에 철판을 까는 스타일이다. 외모를 본다면 자연산인 짙은 쌍꺼풀에 대한 콤플렉스도 있다. 너무 쌍커풀이 진해 다들 똑바로 못 쳐다본다. 엄마까지 부담스럽다고 할 정도의 눈 때문에 캐릭터를 잘 살리는 것 같아 좋다.” <송준근은...> “2007년 KBS 공채 22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덕배 아니 준교수 송준근 입니다. 개그콘서트 ‘집중토론’ 코너에서 ‘김덕배입니다’를 유행시키고, 지금은 준교수로 느끼한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미국에 다녀온 조기 유학생으로 영어는 웬만큼 합니다. 경희대학교 국제경영학부를 토익 특기생으로 갔을 정도니까요. 하하하.” 이정연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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