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썸걸즈’…나쁜남자의‘Four You’

입력 2008-04-16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여자4명농락‘뻔뻔남’,잔인한이별로‘따귀감’
이런 뻔뻔한 인간하고는… 지난해 인기 연극 ‘썸걸즈’가 다시 무대에 올랐다. 올해는 여자 배우만 2명 바꿨을 뿐 전체적인 느낌은 지난해와 무척 닮아있다. 만약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가 결혼 전에 나를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연락이 온다면? (여자들에게 묻는다) ‘이런! 왜 화가 날까? 정말? 왜? 나를 못 잊었나? 하며 마음이 들뜰까? 그때 나랑 왜 헤어지자고 했지? 확인해볼까? 나랑 도망가자고 그러나?’ 드라마에서 본 듯한 온간 상황이 머리 속을 가득 채울 것이다. 바로 이 정리 되지 않은 복잡한 생각들이 연극 ‘썸걸즈’다. 내 일기를 송두리째 도둑맞은 듯 리얼하게 무대에서 그 복잡한 생각들이 펼쳐진다. 이 나쁜 남자는 서로 조금도 닮지 않은 4명의 옛 여자에게 자기가 묵고 있는 호텔로 불러낸다. 거기다 생각하기도 싫은 옛 기억들을 하나하나 들추며 ‘잘 헤어진 것 같지 않다! 우리 사이를 바로 잡고 싶다!’ 등 어이없는 궤변으로 그녀들을 골고루 돌아버리게 만든다. 부담스럽고 또 지겹게까지 느껴지는 고등학교 시절 첫 사랑. 너무 착한 첫 번째 그녀. ‘우리에겐 섹스 밖에 없다’고 말하는 남자에게 ‘그게 뭐…나도 그런데’ 라고 당차게 말하는 두 번째 그녀. 연출부 막내로서는 한 없이 높아 보이는 영화감독 선배이자 또 선배의 와이프. 세번째 그녀. 진짜 사랑했을까? 관객도 속일 듯 나쁜 남자의 진심이 아주 조금 느껴진 의대생. 네번째 그녀. 이렇게 4명의 여자를 후리고 다닌 것도 따귀감인 것을 그는 그녀들을 정말 잔인한 방법으로 떠나 버렸고, (스포일러 위험이) 또 그 추억을 들쑤셔 팔아 치우려고 하는데… 후환이 두려웠을까? 나쁜 남자 ‘강진우’역의 이석준은 ‘썸걸즈’에 대해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올시다”라고 말한다. 이석준과 최덕문은 작년까지만 해도 ‘강진우’를 조금은 이해했을 총각이었다면, 올해는 “와이프가 안 봤으면…” 하고 걱정할 유부남이 되어 있었다. 혹, 당신이 이석준과 최덕문 중 한 명의 캐스트로 공연을 봤다면, 다른 한 배우의 공연을 마저 꼭 챙겨 보길 바란다. 전혀 새로운 ‘강진우’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게 바로 더블 캐스트의 묘미가 아니던가. 최 지 수 도토리 파는 회사에 다니며 공연을 사랑하는 공연 마니아 공연장에서 아리라고 불린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