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개그프로그램에서 관객은 ‘제2의 개그맨’이다. 객석에서 웃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웃음을 주기 때문이다. ‘개그야’에서 주로 관객을 찍는 MBC 영상미술국 중계촬영부 소속의 하림 씨는 “리허설에서 웃음의 포인트를 기억한 뒤 녹화 직전에 웃음이 좋은 사람들을 체크한다”고 말했다. MBC ‘개그야’ 카메라 감독들이 꼽은 베스트 관객과 워스트 관객 유형을 꼽았다.
베스트 관객
● 남녀 커플로 와야 한다. 동성 친구의 웃음이 아무리 보기 좋아도 커플보다는 효과가 떨어진다. 여성이 남자친구를 때리면서 웃는 것도 효과적이다.
● 웃을 때 액션이 커야 한다. 단 카메라 앵글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웃을 때 얼굴을 가리지 않고 상체만 흔들어야 한다. 팔을 크게 벌려도 곤란하다.
● 작은 피켓을 들고 ‘빵상빵숑’, ‘이뻐’ 등의 유행어를 따라하면 100% TV에 나온다. 관객의 정성을 담아내는 것은 우리의 임무다.
워스트 관객
● 턱을 괸 채 ‘한 번 웃겨봐라’며 진지한 표정을 짓는 관객. 주로 남성 관객들이 웃음을 참으려고 한다. 간혹 여성 관객 중에 카메라를 계속 의식하다가 막상 찍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딴청을 피우시는 분도 난감하다.
● 껌을 씹는 관객이 종종 있다. 카메라에 비치면 그림이 좋지 않다.
● 옆 사람에게 일일이 왜 웃긴 지 상황을 설명하는 관객이 있다. 심지어 다음 상황을 예측해서 이야기하는 관객도 있다. 안 웃어도 좋으니 주위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