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CF“되고~되고~되고~”…화면은가도멜로디는남더라

입력 2008-04-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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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흥얼흥얼∼‘머리속껌딱지’창작CM
‘결혼 말 나오면 웃으면 되고/잔주름 늘면 작게 웃으면 되고/꽃미남 후배 점점 늘어나면 연기로 승부하면 되고/스타라는 게 외로워질 때면 친구 얼굴 보면 되고∼’(장동건 편) ‘부장 싫으면 피하면 되고/못참겠으면 그만두면 되고/견디다보면 또 월급 날 되고∼’(직장인 편) 요즘 한창 유행인 CF의 노래다. SK텔레콤 ‘생각대로 T’ 캠페인에 등장하는 이 노래들은 웬만한 인기 가요보다 더 널리 불리어지고 있다. 장동건 편에 이어 김건모 편이 인기를 얻으면서 ‘노처녀버전’, ‘직장인버전’, ‘군인버전’ 등 다양한 ‘되고송’ 패러디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누리꾼들에 의해 수많은 패러디물이 UCC로 만들어져 퍼지면서 ‘국민화합가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되고송’의 인기요인은 무엇보다 곡 자체가 쉽게 기억하고 따라 부르기 좋은데다, CF 시리즈를 통해 보여줘 네티즌들의 패러디 욕구를 자극시킨 점이 꼽힌다. CF 속의 노래, 일명 ‘CM송’은 반복성과 단순함, 친근함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다. 밝고 경쾌하면서도 간단한 멜로디로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는 광고 속 짧은 노래는 소비자들에게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동시에 구매 행동까지 이끌어내는 중요한 설득요소로 다양하게 활용돼 왔다. ● 61년 첫 등장, 70년대 최고 전성기 8,90년대의 위축 국내 광고에 노래가 처음 등장한 것은 61년 진로소주의 ‘파라다이스편’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개척자로 꼽히는 신동헌 감독이 연출한 이 광고는 귀여운 캐릭터들이 당시 유행하던 차차차 리듬의 노래에 맞춰 등장해 인기를 모았다. 특히 장년층들은 ‘향기가 코 끝을 스치면 혀 끝이 짜르르하네’라는 가사와 멜로디를 지금도 기억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TV보급이 늘어나면서 대중음악을 앞지르는 앞선 감각으로 무장한 노래들이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특히 70년대 기존 노래를 광고에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서 최고 전성기를 맞았다. ‘12시에 만나요 브라보콘∼’ ‘좋은 사람 만나면 나눠주고 싶어요/껌이라면 역시 롯데껌’ 등 지금까지 기억되는 명 ‘CM송’들이 이 시기에 나왔다. 하지만 80년대 컬러 TV의 등장은 CM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흑백시대와 달리 컬러시대 CF는 노래가 아닌 영상 위주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또한 규제가 풀리면서 외국의 레게, 랩, 테크노, 레이브 등 댄스음악과 더불어 기성 노래들이 CF에 삽입됐다. ● 2000년대 후반, 신선함과 친근함으로 재등장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영상과 모델에 치우쳐 제품의 진면목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없다는 광고업계의 반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신선하면서도 친근하고, 문화적으로 소비자의 삶 속에 녹아들 수 있는 침투성 좋은 커뮤니케이션 요소로써 창작곡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2006년 최고의 국민적인 유행가가 되었던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라는 ‘석류송’이나 이효리의 ‘망고송’ 등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노래들이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히 광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노래에서 벗어나 동일한 멜로디에 광고 캠페인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가사를 담는 경우가 많다. 에스오일이나 SK텔레콤의 ‘생각대로 T’ 캠페인이 대표적인 사례다. 광고대행사 TBWA 광고 6팀 오성택 차장은 “시리즈 형식의 다양한 노래 활용은 광고에 대한 식상함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멜로디의 반복으로 광고 회상률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캠페인 기획자인 SK텔레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 이종선 팀장은 “생각대로 T 캠페인의 의도를 담은 ‘되고송’을 단순히 따라 부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입장에 맞추어 바꿔 부를 수 있다면 브랜드와 대중의 관계가 더욱 밀접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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