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시련을넘어‘더높이’우린에픽High잖아

입력 2008-04-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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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시즈파트원’5집으로희망의메시지들고온EPIK
최근 5집 ‘피시즈 파트 원’(Pieces, Part 1)을 발표한 힙합 3인조 에픽하이(타블로, 미쓰라 진, 디제이 투컷)는 음반을 준비해온 지난 2년 동안 가까운 사람들을 잃는 불행을 겪었다고 했다. 친구의 돌연사를 겪었고, 자살하는 친구를 슬픔 속에 원망하기도 했다. 주위 사람들을 잃는 불행은 공교롭게도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그래서 공포심마저 느꼈다. 타블로는 “아직도 (그 불행은)감당하지 못할 일이다. (참담한) 감정은 지금도 그대로다”고 했다. 에픽하이는 팬들의 어려움도 함께 접하게 됐다. 그들이 받는 팬레터 중에는 ‘난 살기 싫다. 살고 싶지 않다’는 내용이 많았다. 자신들이 이들을 위해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를 알아채는 것은 에픽하이에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들에게 손을 내밀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라고 한 마디 해주면 되는 것이었다. 5집은 힘든 상황을 겪으면서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이들에게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는 충고이자, 악수를 청하는 따뜻한 손이다. 음반 준비중 갑작스런 친구의 죽음 슬픈 감정 딛고 불행을 겪고 있는 이들에 구원의 손 내밀어 주고 싶다 -5집의 테마가 ‘구원’이다. “그렇다.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구원으로 정했다. 타이틀곡 ‘원’은 구원의 ‘원’이다. 대중문화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존재하지만 불행한 사람들에게 행복을 강요하는 것은 잔인한 일인 것 같다. 다루기 힘든 소재들, 이야기하고 부끄럽고 어려운 소재들을 음악이 더 다뤄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구원으로 정했다.”(타블로) “다른 사람을 ‘도와준다’는 의미다. 누군가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미쓰라 진) -이번 앨범의 밑그림은 어떻게 그리기 시작했나. “소박하게 시작했다. 앨범은 우리 인생에 있어 하나의 조각이라 생각하고, 어떤 조각의 그림을 그려야 예쁠까 생각했다.”(디제이 투컷) “이번 앨범 제목엔 ‘조각’이란 뜻의 피스(piece)란 말이 있다. 노래를 그 ‘피스’라 생각하고, 지난 1년간 하나씩 만들었던 조각들을 모았다.”(타블로) -전작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전작은 두 장의 CD로 구성됐다. 두 명의 프로듀서가 각기 따로 음악을 만들어 2CD로 발표했다. 이번엔 함축된 음악을 한 장에 담았다.”(미쓰라 진) “이번엔 희망이 있다. 희망을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았다.”(타블로) -지난 앨범들이 잘 돼서 이번 작업하며 부담이 많았을 것 같다. “부담은 없었다. 그저 힘을 빼고 만들었다. 화가로 치면, 이전 그림을 찢고 새 도화지에 그림을 다시 그린다. 그래서 이번에도 마음을 비우고 부담 없이 작업했다.”(디제이 투컷) “4집은 기대를 안했는데 말도 안 되게 잘 됐다. 처음 4집을 완성했을 때, 음악적 실험이 많고, 우리의 생각을 많이 담아 외면받지 않을까 걱정했데, 그렇게 큰일 날지 몰랐다. 대중이 우리 음악을 잘 이해해준 거라 믿는다. 그래서 이번에 편하게 한 것 같다.”(미쓰라 진) -에픽하이는 멤버 개인의 인기도 높다. 세 사람이 개인 활동하면서 경쟁심은 없나. “서로에게 자극은 있다. 형제들 사이에 받는 그런 자극이다. 하지만 경쟁심은 없다. 멤버가 예능 프로에서 잘하면 ‘굉장히 끼가 많은 친구이구나’ 생각한다.”(미쓰라 진) “개별 활동하면서 누가 인기가 많다고 해서 경쟁은 없다. 서로 모니터는 가끔 해준다.”(디제이 투컷) “음악적으로는 서로에게서 자극을 많이 받는다.”(타블로) -혹시, 갈등이 있으면 어떻게 해결하나. “갈등없이 잘 지낸다. 자주 삐치기는 한다. 투컷과 타블로가 서로 삐친다.”(미쓰라 진) “웬만한 갈등이 있어도 시간이 해결해준다. 1시간 정도 지나면 풀리고, ‘밥 먹자’ 소리에 언제 그랬냐는 듯 풀린다. 사과도 필요 없다. 1,2집 때 서로 의견충돌이 있었다. 그렇다고 주먹다짐은 안했다. 우리는 회사에서 만들어준 팀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모인 팀이기 때문에 다툼은 없다. 한 명 잘 되면 다 잘되고, 한 명 잘 안되면 다 안되는 공동운명체다.”(타블로) -타블로는 스탠포드 재학 시절 유명 인사들과 인연이 많은 것으로 안다. 이를테면 첼시 클린턴 같은 사람. “첼시와는 같은 해 졸업했다. 덕분에 클린턴 전 대통령과 악수해봤다. 리즈 위더스푼과는 같은 과 친구였다. 시고니 위버는 선배고, 구글과 야후를 만든 분들도 선배들이다.” -멤버들의 솔로 활동 계획은 없나. “우리도 솔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그간 에픽하이여서 가능하지 않았던 것들, 팀 활동 하면서 각자 하고 싶었던 것을 혼자의 스타일로 해보는 건 어떨까 구상하고 있다. 솔로활동하다 팀으로 뭉치면 더 강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쓰라 진은 솔로가수로 유력하다. 투컷, 타블로는 토이처럼 프로듀서 앨범 발표를 고려하고 있다.”(타블로) - 타블로는 피처링 섭외 1순위로 꼽힌다. “감사하다. 나를 찾아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기분 좋다. 하지만 다 할 수 없어서 미안한 일도 벌어진다. 너무 자주 피처링을 해주다보면 내 목소리가 흔해지는 것 같아 싫은 점도 있다. 정작 우리 앨범에 노래할 때 필요한 포스가 없어지지 않을까 고민도 된다. 곡 부탁도 많이 받는데, 에픽하이에 집중하기 위해 거절할 때가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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