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희“선배빈자리…‘흑심’품었어요”

입력 2008-05-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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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왕사신기 여전사 각단역 인기 174cm의 큰 키, 시원시원한 마스크. ‘태왕사신기’의 카리스마 넘치는 여전사 각단으로 주목받은 이다희(23). 그녀가 첫 주연을 맡은 영화 ‘흑심모녀’(감독 조남호·제작 이룸영화사)를 6월 12일 선보인다. 이다희는 2002년 슈퍼모델선발대회로 데뷔, 드라마 ‘천년지애’, ‘폭풍속으로’, ‘슬픈연가’를 거쳐 ‘태왕사신기’로 입지를 굳혔다. 그녀에게 ‘흑심모녀’는 첫 주연작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오디션만 100번 이상 보며 스크린 데뷔를 꿈꾸던 그녀에게 우연히 찾아온 기회. 그것도 원래 출연하기로 했던 연기자가 도중 하차해 극적으로 출연하게 된 영화다. ‘흑심모녀’는 영화 속 치매로 10대 소녀가 된 할머니 김수미, 억척 엄마 심혜진, 아나운서를 꿈꾸는 철부지 딸 이다희 등 세 모녀가 주인공인 영화다. 남자 없이 살던 그녀들 앞에 잘생긴 남자 이상우가 나타나며 묘한 경쟁이 시작되는 소동을 그렸다. 우여곡절 끝에 데뷔한 사연, 연예인으로 숨길 법도 하지만 이다희는 솔직했다. “원래는 이하나 선배가 출연할 계획이었지만 스케줄이 어긋나 갑자기 자리가 비었다. 그동안 영화 오디션만 100번 넘게 봤다. 이렇게 기회를 얻어 너무 행복했다.” ○ “김수미·심혜진 선배님 너무 따뜻해요” 드라마에 몇 편 출연한 경험이 있다지만 그녀는 이 영화에서 애드리브의 여왕 김수미와 대사를 주고 받고, 영화만 26편을 넘게 한 심혜진을 상대하기도 했다. “대본에 전혀 없는 대사나 재미있는 욕설이 처음에는 크게 당황했다. 하지만 나중에는 그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어떻게 그 짧은 순간에 그런 애드리브를 할 수 있는지 존경심이 생길 정도였다. 드라마에서는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적은데 직접 유기농 김치와 반찬을 싸와 살갑게 건네주는 대선배의 따뜻함도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다희의 연기 행보는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모델 출신의 화려한 외모가 오히려 선입견을 줘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많지 않았다. 모처럼 기회를 잡은 ‘태왕사신기’는 배용준에 이어 두 번로 캐스팅돼 촬영까지 2년을 기다렸다. 액션연기를 위해 승마를 열심히 배우다 다리에 피멍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이번 영화가 그녀에게는 더욱 각별하다. ○ 엄마 질투하는 철없는 딸 기대하세요 “요즘은 개봉을 못하는 영화도 많은데. 이렇게 극장에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 아무 생각 없이 엄마 돈 훔쳐서 아나운서 되겠다고 서울 갔다 돌아오고 사랑을 느끼는 엄마를 질투하는 철없는 역할. 제 나이에 제일 어울리는 캐릭터였던 것 같다.” 이다희는 인터뷰 자료를 곁눈질로 보다 영화 속 엄마 심혜진의 필모그래프를 보고 손뼉을 쳤다. “‘결혼이야기’, ‘세상 밖으로’, ‘손톱’, ‘초록물고기’, ‘은행나무 침대’를 다 봤다. 나도 이제 시작이지만 꼭 내 필모그래프도 풍성하게 채우고 싶다”고 욕심을 털어놓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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