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투“더이상우릴우습게보지마라”

입력 2008-06-06 06: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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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하게 보지마라. ‘펀’하게 보라.” 3년 만에 가요계로 돌아오는 남성듀오 원투(오창훈 송호범)의 컴백일성이다. 4일, 미니앨범 ‘펀치’(Fun′ch)를 발표하는 원투는 ‘웃기는’ 그룹이라는 이미지가 굳어 있다. 그래서 방송가에서 가수보다는 개그맨 취급을 받는다. 원투로서는 이런 평가가 달가울 리 없다. 방송에 출연하면 웃겨야 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고, 제작진 요구에 따라 또는 시청자의 기대에 따라 웃겨주다 보니 자신들도 모르게 우스운 사람이 됐다. “우리는 음악을 통해 즐거움을 주고 싶었지 웃기려고 한 것이 아닙니다. 1집에서도 ‘펀’(재미)을 주고 싶었는데, 결국 우스운 그룹이 되고 말았어요.”(송호범) 원투는 와신상담, 심기일전으로 앨범 작업을 했고, 처음으로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음악만을 담아냈다. 소속사나 프로듀서에 이끌려 다니지 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스타일을 제시하고 그에 맞는 곡을 받아냈다. “전 국민들이 쉽게 따라 부르며 즐겁게 놀 수 있는 곡들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노래방에서 신나게 부를 수 있는 노래 말이에요. 원투의 음악은 원투 자신들이 잘 아는 법이죠. 그래서 이번 음악은 우리의 색깔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오창훈) 원투의 꿈은 이뤄졌다. 미니 앨범에 앞서 발표한 후 한 달 내내 온라인 차트 5위권에 머물렀다. 데뷔 후 가장 좋은 반응이다. 원투는 공백이 길어진 만큼 트렌드에 뒤지지 않으려고 춤 연습도 많이 했다. “너무 기분 좋은 앨범이에요. 원투의 모든 것이 다 들어있죠. 그간은 음악적 표현이 약했고, 원투 음악의 포지션도 없었어요. 하지만 이젠 다릅니다.”(오창훈) 원투가 자신들의 색깔이라며 표방하는 음악은 DJ D.O.C나 클론, 쿨의 즐겁고 시원한 댄스곡이다. “‘못된 여자’는 우리의 포지셔닝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활동도 안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지금까지 잽을 날렸다면, 이번엔 스트레이트, 카운터펀치 날리겠습니다.” 원투의 성과가 더욱 값진 것은 설움과 아픔과 이겨내면서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원투는 그간 3장의 앨범을 내는 동안 매번 소속사가 바뀌었고, 매니저도 바뀌었다. “이번에도 우리 옆에 아무도 없었어요. 가수가 노래에만 신경 써야 하는데 많은 곳에 신경을 썼어요.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잠재력을 믿었습니다.”(송호범) 원투가 더 행복한 건 가족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해 결혼한 송호범은 150일이 지난 아들 지훈군을 보고 있으면 행복한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둘째를 빨리 갖고 싶고, 딸이었으면 한다고. 오창훈은 안타깝게도 여자친구가 없다. “행복한 출발입니다. 3년 만에 컴백했는데 이미 정상급이고. 이런 행복함을 쭉 이어갈 자신도 있어요.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만들었으니, 혹시 안 돼도 우리 탓이죠.”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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