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의강태공들“손맛은덤…우린,인생을낚는다”

입력 2008-06-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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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낚시 마니아들의 특징은 조용하게 자신들의 취미를 즐긴다는 것이다. 조금만 살펴 보면 꽤 많은 연예인들이 낚시 삼매경에 빠져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취미활동을 외부로 요란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낚시에 심취한 연예인들이 그 흔한 ‘모임’을 결성하지 않는 이유는 떠들썩하게 즐기기 어려운 낚시의 특성 때문이다. 대부분 “조용하게 생각하고 싶어서” 낚시를 즐기는 이들은 낚시터에서 사진을 찍는 등의 튀는 행동도 절대 하지 않는다. 유일한 연예인 낚시 모임은 DJ DOC의 리더 이하늘과 힙합듀오 리쌍(개리·길)이 소속한 ‘청춘클럽’이다. 물론 이들처럼 이름을 정해 정기적으로 모임을 결성하진 않았지만 낚시란 공통 분모를 지닌 연예인은 세대와 분야를 망라해 다양하다. ‘낚시 대부’로 불릴만한 배우 이덕화를 맏형으로 연기자 김래원, 그룹 SS501의 김현중까지 낚시 마니아들을 샅샅이 살펴본다. ○ 이하늘=리쌍 ‘청춘클럽’ ‘청춘클럽’은 연예계에 존재하는 유일무이의 낚시 동호회다. 연예인으로는 이하늘과 리쌍이 멤버다. ‘청춘클럽’의 리더 이하늘은 자타가 인정하는 ‘낚시광’인 소문난 강태공. 지난 3∼4년간 음반 활동이 주춤하던 사이 오로지 낚시에 푹 빠져있던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난 해 4월에는 급기야 DJ DOC의 또 다른 멤버 김창렬이 언론을 향해 공개적으로 “한 달째 낚시터만 전전하는 하늘이 형을 찾아 달라”고 폭로해 다시 한 번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하늘은 바다낚시와 민물낚시를 가리지 않는 만능형이다. ‘청춘클럽’의 멤버인 그룹 리쌍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3집 ‘내가 웃는 게 아니야’를 만들기까지 낚시터에서의 음악 구상이 큰 역할을 했다고 고백했다. 리쌍은 음악 작업이 풀리지 않을 때면 밤이고 낮이고 곧바로 공기 좋은 낚시터로 향한다. ○ 김래원=정성운 : 10년 지기 낚시 동지 동갑내기 연기자 김래원과 정성운은 10년 지기 낚시 동지다. 20살 무렵 일찌감치 낚시에 맛을 들여 틈만 나면 전국 곳곳의 낚시 명소를 찾아다닌다. 김래원과 정성운은 얼마 전 영·호남 일대를 도는 일주일간의 ‘낚시 투어’에 나섰다.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폐차 직전의 중고 LPG차를 구입해 도로에서 차를 세워놓고 라면을 끓여먹고, 숙박은 낚시터 인근 여관에서 해결했다. 둘 다 얼굴이 알려진 연기자이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오직 낚시에 빠져 꼬박 일주일을 보냈다. 정성운은 “낚시터에서도 알아보는 사람을 자주 만나지만 낚시의 매력으로 모든 불편함을 감수한다”며 “스케줄이 없을 때는 래원이와 함께 대형 낚시터의 수상 좌대에 들어가 며칠 동안 낚시만 했던 때도 있다”고 했다. ○ 이덕화=김현중 : 세대별 대표 강태공 이덕화는 연예계 낚시마니아들로부터 ‘대부’로 불린다. 언제든 마음이 동하면 곧바로 공기 좋은 낚시터로 떠나는 이덕화는 드라마 촬영 일정이 아무리 빡빡하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낚시를 하는 원칙을 지키는 진정한 강태공. 동료들이 주로 골프를 즐기지만 이덕화는 골프채는 절대 잡지 않는다고 한다. 연기자 동료가 아닌 일반 친구들과 주로 낚시터를 찾는 이덕화는 자신의 벤 승합차 뒷좌석에 언제든 낚시를 떠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장비를 갖췄다. 그래서 이 승합차는 후배 낚시꾼들에게 ‘강태공의 로망’으로 불린다. 서울 근교의 저수지나 낚시터를 주로 찾는 이덕화는 낚시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충남 음성군에서 한국낚시진흥회가 주최한 전국 얼음낚시대회 시상식에서 시상자로 나서는 등 낚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덕화가 낚시계의 대부라면 아이들 그룹 SS501의 김현중은 최연소 강태공이다. 그룹의 성격이나 곱상한 외모, 22살의 나이까지 어느 면에서도 낚시와 잘 연결이 안된다. 하지만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낚시를 시작한 ‘낚시 영재’다. 김현중의 주무대는 바다. 공연과 촬영 등으로 여러 나라와 도시를 다니는 김현중은 도시 인근에 바다가 있으면 어김없이 낚시에 나선다. 지난 달 MBC ‘우리 결혼했어요’ 촬영 차 제주도에 갔을 때도 무엇보다 바다낚시를 할 생각에 들떴다고 한다. ○ 연예인 강태공들의 최대 월척은? 늘 바쁜 일정에 매여사는 직업 특성 상 연예인들은 바다 낚시 보다 민물낚시를 주로 한다. 요즘 외래종 베스가 늘고 토종 붕어가 줄어들어 순수한 한국산 참붕어를 낚는 일은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 어렵다. 김래원은 지난 해 50cm의 월척을 낚았지만 기쁨도 잠시, 다시 살펴보니 베스여서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한다. 반면 이덕화의 기록은 놀랍다. 45cm의 토종 붕어를 최고 기록으로 보유한 이덕화는 이를 두고 두고 기억하기 위해 어탁(고기의 크기·모양·비늘·지느러미 등 세세한 부분까지 뜨는 판화)으로 만들어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다. 김현중도 “월척은 소양강댐에서 낚은 50cm의 붕어였다”고 밝혔지만 토종 붕어였는지는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 강태공들의 꿈은 낚시 표지모델? 이하늘은 언젠가 인터뷰에서 “인생의 최대 목표는 낚시 잡지의 표지모델이 되는 것”이라고 진지하게 밝혔다. 이유는 인생과 낚시의 공통점 때문이다. 그는 “낚시에서의 입질은 인생에서 한 번 씩 오는 기회와 같다”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고기가 잡히지 않듯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라며 남다른 낚시론을 펼쳤다. 그런 점에서 이덕화는 역시 이들 후배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이덕화는 벌써 몇 차례 낚시 전문지의 표지를 장식해 연예인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부러움을 샀다. 이혜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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