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초가살면영화도뜬다…조연성공시대

입력 2008-07-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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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 관객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 500만명의 ‘추격자’ 그리고 현재 300만 관객을 기록하고 있는 ‘강철중’의 공통점은? 주인공을 확실히 빛내준 명조연의 활약이 있었다는 점이다. 먼저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한 적이 없는 ‘여성이 주인공인 스포츠영화’로 큰 기대 없이 개봉했던 ‘우생순’은 김지영, 조은지의 활약이 컸다. 주인공 문소리, 김정은, 엄태웅이 티격태격 다투는 사이 두 사람은 웃음을 책임졌다. 핸드볼에서 은퇴하고 식당에서 공기밥을 패스하며 일하는 김지영, 실력보다 대안이 없어 국가대표가 된 골키퍼 조은지가 없었다면 ‘우생순’의 감동이 ‘최고의 순간’까지 오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추격자’는 서영희를 빼놓을 수 없다. 살인범에 잡혀 위기의 순간을 넘기고 목숨을 걸고 탈출하지만 다시 처참한 죽음을 당하는 연기는 짧지만 강한 울림을 줬다. 특히 마지막 죽음을 앞둔 눈빛은 살인마의 잔인함을 대신 전한 명연기였다. ‘강철중’은 주인공이 타이틀롤인 영화지만 그와 함께 수많은 조연들이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 중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배우는 이제 갓 스물을 넘은 연제욱. 조직폭력배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난 고교생을 연기한 연제욱은 ‘폭력써클’ 이후 들었던 좋은 재목이라는 평이 과대평가가 아님을 확실히 보여줬다. 강우석 감독은 “연제욱은 눈빛 하나로 대선배 설경구에게 밀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개봉을 앞둔 하반기 기대작도 조연들의 맹활약이 예고돼 더 큰 기대가 간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주인공이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세 명이나 되지만 그 속에 류승수와 윤제문의 활약이 숨어있다. 특히 윤제문은 러시아어로 작성된 보물지도를 해석하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할 수 있는 장면에 등장하며 큰 웃음을 줄 예정. 또 다른 기대작 ‘님은 먼 곳에’는 이준익 감독의 오랜 동료 정진영의 활약이 기대를 받고 있다. 전쟁터까지 남편 찾아 온 시골 아낙 순이를 꼬셔 돈벌이에 나서는 데뷔 후 첫 악역연기다. 하지만 악역마저도 맛깔스럽고 정감 있게 그려 영화에 깊이를 더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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