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군살빼기‘태풍’…스타몸값‘무풍’

입력 2008-07-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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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름값으로 투자받던 시대는 끝났는데, 왜 몸값은….” 영화사마다 ‘제작비 절감이다’, ‘조직의 군살 빼기다’라며 애를 쓰지만, 스타의 몸값은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물론 몇몇 톱스타들은 자발적으로 몸값을 낮추고 있다. ‘영화는 영화다’의 소지섭과 강지환이 개런티를 낮췄고 ‘멋진 하루’의 전도연도 몸값을 낮췄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주연들은 개런티를 제작비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는 소수의 모범적인 사례일 뿐, 여전히 영화계는 고액 몸값으로 속을 앓고 있다. 하반기에 촬영 예정인 모 영화사는 출연을 제의한 배우측으로부터 “전에는 1년에 두 편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1편도 힘들어 절대 개런티를 낮출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또한 어떤 배우들은 대외적으로는 개런티를 낮추면서, 영화사에 과도한 러닝개런티로 그 손해분을 채워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개런티를 낮추는 대신 같은 소속사 배우를 캐스팅 해줄 것을 조건으로 거는 사례도 있다. 최근 여성 톱스타를 캐스팅한 영화 제작사 대표는 “배우 이름으로 투자받던 시대는 끝났다. 전에는 주연배우를 물어봤지만, 지금은 시나리오와 감독을 먼저 따진다”고 밝혔다. 영화 마케팅 실무자들도 “국내에서 스타 파워는 이제 개봉 첫 주 성적 외에는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TV 드라마의 일부 출연료가 회당 억대를 호가한다는 소문때문에 영화배우들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높은 개런티를 고수한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에서는 더 깊은 침체의 늪으로 빠지기 전에 제작가협회, 매니지먼트협회 등 단체 차원에서 합리적인 개런티 가인드 라인을 정하길 바라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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