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경의야생인터뷰]‘신상녀’서인영“크라운제이가대시하면?음~사귈맘있어요!”

입력 2008-08-17 06: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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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서인영 투성입니다. 서인영의 서방, 서인영의 신상구두, 서인영 신데렐라, 서인영 패션, 서인영, 서인영…. 사실은 꽤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있었던 그녀를 이제서야 알아보고, 이제서야 저 역시 서인영을 인터뷰한다는 것이 그녀에게 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또 이제라도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래도 서인영은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가 쨍쨍하던 8월의 어느 오후, 인조 속눈썹을 붙인 눈꺼풀을 인형처럼 깜박거리는 서인영에게 다가가 최대한 친절을 베풀면서, 먹음직스러운 팥빙수도 하나 사주면서 묻습니다. “인영아, 너는 크라운제이가 진짜로 대시를 한다면 사귈 마음이 있냐?” 나무 위에 앉은 매미 우는 소리를 한 다섯 번 쯤 세어 듣더니 서인영이 대답합니다. “네. 사귈 마음이 있어요.” 그녀의 옆에는 망치로 두들겨 맞은 것 같은 표정을 한 매니저 한 분이, 긴 한숨을 내쉬고 있었습니다. 홍진경(이하 홍) : 요즘 너무 잘 나가는 아이콘인데 소감이 어때요. 서인영(이하 서) : 일단 감사드리죠. 그런데 감사한다는 얘기는 누구나 하는 얘기니까. 솔직히 좀 신기해요. 그동안 비호감이었잖아요. 그런데 막 좋아하니까 ‘띵~’한 기분? 데뷔 8년 만에 갑자기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확 바뀌니까 ‘이게 뭐지?’라는 생각도 들어요. 홍 : 심경이 복잡하죠. 서 : ‘옛날에는 그렇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그렇게 미워했지?’라는 생각도 들고. 사실 그 때도 저는 저였거든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니까 내 속마음을 보여줘야지만 사랑받을 수 있나 싶고, 그 모습만 좋아하는구나 싶고. 지금 ‘슬프다. 감사하다. 신기하다’ 이 세 감정이 뒤엉켜 있어요. 홍 : 그 마음을 너무 이해해. 지금 좋아해주긴 하는데 뭔가 잘못됐을 때 대중은 가차 없이 돌아선단 말이에요. 그런 것이 슬프잖아요. 서 : 그런 상황도 생각하는데요. 우울한 적은 다행히 없어요. 제가 100% 연예인이라고 생각 안하니까. 저에게는 일반인 서인영의 삶도 중요하거든요. 물론 “떴나 봐”라고 자만하는 건 망가지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사랑을 받지만 이것도 한 때일 텐데, 사람들은 이렇게 좋아해 주다가도 이슈거리 없으면 돌아서잖아요. ‘여자 연예인들이 이래서 슬프구나’ 싶죠. 안간힘을 써야 하니까 우울증이 오고 그러는구나. ● “나름 완벽주의자...남 앞에 눈물 보이긴 싫어요.” 홍 : 쥬얼리 멤버, 솔로 가수, 예능인 서인영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분야에 치중하고 싶어요? 서 : 사람들은 비웃을 수도 있지만 전 ‘진정한 가수’가 되고 싶어요.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데 아이들 그룹으로만 봐주니 그 벽을 깨려면 아직 멀었죠. 요즘 질문 많이 받는 것 중에 하나인데 “잘 됐으니까 연기는 안 해요?”라고 해요. 전 그냥 가수에 치중하고 싶어요. 홍 :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하면서 힘들었나 봐요. 서 : 프로그램 시작 전에도, 후에도 생각했어요. ‘한 쪽으로 너무 치우치는 게 아닐까’, 또 ‘속에 있는 모습을 왜 다 보여줘야 하는데’ 싶기도 해요. 가수는 무대 위에서 오르면 되잖아요. 저 나름 완벽주의자예요. 자존심이 세서 흠을 보여주는 걸 싫어하거든요. 홍 : 의외의 면인데. 서 : 남 앞에서 눈물 흘리는 거 싫어요. 7년 동안 고생해서 음악프로그램에서 1위 했는데도 꾹 참았어요. 부모님 앞에서도 안 울고. 아! 카이스트 프로그램 찍으면서는 많이 울었어요. 특히 면접 보고 일어났는데 자존심이 너무 상하고 억울한 거예요. 원래 공부랑 연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거 하라고 하니까. 홍 : 요즘 솔로 싱글 ‘신데렐라’로 인기잖아요. 동화에서 신데렐라는 요정이 나타나 변신을 시켜주는데 서인영의 요정은 누구였나요. 서 : 리얼리티 프로그램? 요즘 학교도 가고, 결혼도 했으니까(웃음). 홍 : 그러게. ● “나는 나, 서인영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승부한다.” 홍 : 솔로 2집 냈는데 이효리-엄정화 등 섹시가수들이 진을 치고 있어요. 3인방을 비교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서 : 다 선배들이잖아요. 냉정히 따져서 저랑 경쟁하는 것 자체가 기분 나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여자로서, 가수로서 무대 위에서 지고 싶지 않은 부분이 있긴 해요. 전 ‘나는 나’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래서 TV도 안봐요. 연습실에서도 저만 생각하는 스타일이에요. 물론 선배들한테 배울 점도 있지만 서인영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싶어요. 홍 : 서인영만이 할 수 있는 건 뭔가요. 서 : 이게 사실 위험한 질문이긴 하는데요. 제가 잘났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그래도 꼽는다면 노래 잘 하는 거? 저는 예쁘진 않지만 여러 장르의 노래를 소화할 수 있어요. 홍 : 인영 씨가 말한 “노래 잘한다”가 “내가 이효리보다 엄정화보다 잘 부른다” 이런 의미는 아니잖아요. 서 : 그렇죠. 제 스스로 노래를 곧잘 한다는 건데, 이효리 씨 팬들은 열 받으시더라고요. 가수로서 노래 잘 한다는 것, 그게 제 장점이에요. 가창력이 없진 않은 것 같아요. 홍 : 얘기를 하다보니까 의외로 약한 부분이 있어요. 여성스럽고. 서 : 저 약한 모습 별로 안 좋아해요. 홍 : 왜? 어릴 때 강해야 한다는 그런 게 있었어요? 맏딸인가? 서 : 예. 맏딸이에요. 부모님이 절 매우 강하게 키우셨어요. 독립심을 키우게 하려고 중학교 1학년 때 옆집에 방을 얻어서 따로 살게 하셨거든요. 홍 : 중 1때? 대단하다. 연예인한다고 했을 땐 뭐라고 하셨어요. 서 : 아빠는 반대하셨는데 엄마는 “끼 있으니까 해봐라” 이러셨어요. 홍 : 확실하게 밀어줬구나. 서 : 특별히 밀어준 건 없는데(웃음) 대신 스스로 포기하지 말라고 다그치세요. 엄마는 스케줄 늦게 끝나도 전화를 잘 안 해요. 홍 : 믿으시니까. 서 : 엄마는 만약 제가 연예인하기 싫다고 하면 어디서 투정 부리냐고 “니 일이잖아. 하기 싫으면 하지 마”라고 하세요. 그게 습관이 돼서 문제가 있어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아요. ● 크라운제의가 대시를 한다면?....사귈 생각은 있어요. 홍 : 외롭지 않아요? 서 : 외롭지는 않은 것 같아요. 홍 : 만약 크라운제이 대시를 한다면 사귀 의향이 있다? 서 : 크라운제이 씨가 이상형이 아니라고 먼저 얘기했지만 그 분도 어디 가서 제가 자기 이상형 아니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다가 또 바꾸고. 제가 하는 말에 의해서 약간씩 말을 바꾸고 있어요. 자존심은 있어가지고(웃음). 홍 : 왜 빙 둘러 얘기해. 만약에 대시를 한다면 사귈 의향이 있다! 없다! 서 : …있다. 홍 : 와~! 나는 둘이 잘 됐으면 좋겠어. 서 : 그런데 서방이 이런 말 했었어요. 우리 둘은 진짜 만나면 안 될 것 같다고. 홍 : 그래도 생각은 해봤네. 서 : 그렇네(웃음). 그런데 저더러 알다가도 모를 애라고 그래요. 크라운제이 씨 행동도 어디까지 장난인지 아닌지 모르겠고요. 홍 : 얼마 전 ‘스포츠동아’에서 ‘우리 결혼했어요’ 멤버 사주를 봤는데 서인영 씨가 가장 좋대요. 천직이 연예인이래요. 이 말 동감해요? 서 : 솔직히 모르겠어요. 무대 오르면 딴 분이 오는 게 확실한데(웃음). 그런데 딴 데서는 모르겠어요. 사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아니면 제가 얼마만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홍 : 점 봐요? 서 : 완전 좋아해요. 완전 믿는데. 제 사주가 남자 사주에 연예인 사주라고 하더라고요. ● 요즘 미는 유행 아이템?...체크 무늬와 꽃 머리띠. 홍 : 패션 아이콘이잖아요. 어떨 때 자극 받나요. 서 : 홍진경 선배의 매니시한 룩도 좋아하고(웃음) 거의 모든 패션에 영향을 받아요. 홍 : 항상 유행을 리드하고 있으니까 이번에 밀고 있는 다음 유행 아이템은? 서 : 제가 큰 리본을 좋아하거든요. 요즘에는 체크무늬와 꽃 머리띠를 좀 미는데요. 여름이니까 히피풍도 좋은 것 같아요. 홍 : 구두 좋아한다고 하니까 ‘된장녀’로 싸잡아 보는 시선에 대해서 항변을 한다면. 서 : 항변할 건 없는 것 같아요. 어떤 여자든 능력이 있는 여자는 ‘된장녀’가 될 것 같은데요. 자기 돈으로 좋아하는 물건 사는데 그거 욕하기만 하는 건 유치해요. 홍 : 난 ‘된장녀’라는 어감이 너무 싫어. 서 : 구질구질하죠. 그래서 ‘신상녀’로(웃음). 홍 : 서인영 씨의 목표는 뭐예요. 서 : 이번에 솔로 싱글이 나왔는데 어떤 사람은 성의 없게 준비했다고 욕하더라고요. 그렇게 보시려면 보면 되는데 전 항상 열심히 노력하니까요. 앞으로도 열심히 할 테니 예쁘게 봐줬으면 좋겠어요. 홍 : 10년 후 몇 살이죠? 서 : 서른 다섯이요. 홍 : 어떤 모습일까요. 서 :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연예인을 평생 한다’ 그것도 모르는 거고. 정말 그만할 수도 있고. 예측불허 인생이에요. 홍 : 나도 그랬어요. 스물다섯 살에 앞이 너무 깜깜했으니까. 서 : 앞으로 닥친 일을 열심히 하고 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선배님들이 ‘니 나이 때는 열심히 하는 게 가장 좋다’고 하더라고요. 홍 : 마지막 질문. 서인영에게 크라운제이란? 서 : 서방이긴 서방인데…. 홍 : 아하하. “서방인데…” 여기까지 인터뷰 끝내죠.(전원 폭소) “홍진경의 ‘야인’…스타의 고백을 기대하세요” 저 홍진경은 참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 어떤 사람이든, 한줌의 매력이라도 있는 법이니까요. 방송활동을 시작한 지 어느덧 15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지나쳐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그들과 친구가 되었고, 그렇지는 않더라도 스쳐왔던 사람들 하나하나를 떠올릴 때면 그들만의 개성 있는 재능이 생각나 미소 짓게 됩니다. 운 좋게도 저는 그 누구를 만나던 그 사람만의 숨은 향기를 찾아낼 수 있는 시안을 가졌다고 자부합니다. 그 아무리 풀죽은 이라도 조금의 기운을 복돋아 주면 그는 어느새 만개한 꽃처럼 활짝 피어나 타고난 향기를 발산하고는 했던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만나왔던 사람들만큼이나, 아직은 미지의 수많을 만남을 벌써부터 이렇게 좋아합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정직한 눈빛으로, 축복을 비는 진심으로, 그리고 선의 가득한 호기심으로…. 앞으로의 만남을 대한다면 그들은 조금 더 마음을 열고 어디에서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야생인터뷰에만 이야기해줄지도 모르겠습니다. 크라운제이와 사귈의향이 ‘있다’고 처음으로 야생인터뷰에서만 고백해준 저의 첫 번째 인터뷰이 서인영씨처럼 말이지요. 홍진경/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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