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진출강·정·화무술+영어대사…‘정화의전설’쓴다

입력 2008-11-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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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닌자의전설’로진출…배급사와영화비밀게약맘대로인터뷰도못해요
“중학교 때 홀로 떠난 유학, 할리우드 영화 출연의 기회로 돌아와.” 할리우드 액션영화 ‘춤추는 닌자의 전설’(The Legend of the Dancing Ninja). 원조 인기 미드 ‘전격 Z작전’의 데이비드 핫셀호프와 신예 스타 루카스 그라벨이 주인공인 코믹 액션물이다. 1997년 개봉돼 흥행에 큰 성공을 거둔 ‘베벌리스힐스 닌자’의 속편으로 10년 만에 제작돼 미국에서 기대를 받고 있다. 이 영화에서 뚱뚱한 몸매로 액션을 연기해 많은 웃음을 줬던 크리스 팔리는 개봉 직후 세상을 떠났다. 속편에 애착이 유별난 할리우드는 주인공이 세상을 떠났지만 흥행에 한 차례 성공한 이 코믹액션물을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 제작사가 참여하면서 영화는 제주도와 미국 LA에서 촬영하기로 결정하고, 여주인공으로 동양계 배우를 캐스팅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 문화와 무술에 관심이 높은 영화관객을 위해 미모를 갖춘 신비한 분위기의 동양여성이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면 금상첨화. 20대에 액션 소화능력은 물론이고 영어 대사 능력이 가장 중요했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고 촬영직전 캐스팅 된 배우가 바로 강정화다. 이번 달 말부터 미국 LA에서 시작되는 촬영 준비에 한창인 강정화를 출국을 앞두고 만났다. 데뷔 초 작은 역할을 맡았던 ‘분신사바’를 제외하면 영화출연 경험이 없는 그녀에게 ‘춤추는 닌자의 전설’은 큰 기회다. 의외로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배급하는 영화에 한국 여배우가 출연하는데 생각보다 떠들썩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제주도에서 2개월 간 촬영을 마치고 미국 촬영에 앞서 잠시 강정화는 “배급사과 영화에 대한 비밀 유지 계약을 맺어서 여러 가지로 조심스럽다”고 웃었다. 하기야 비도 제작사에 허락을 받고 ‘무릎팍 도사’출연했다는데 오죽했겠나. ○“배급사 영화 비밀유지 계약, 인터뷰도 함부로 못해요” 강정화는 “온 몸이 멍투성이에요. 영화 내용이나 캐릭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못하게 해서 아쉽지만 액션이 정말 많아요. 코믹액션이지만 수준 높은 액션을 바탕으로 웃음을 주기 때문에 작은 허점도 보일 수 없습니다.” 닌자가 되고 싶은 주인공이 헤어진 부모를 찾아 떠나며 시작되는 모험, 강정화는 주인공을 돕는 여자 무술 고수를 연기했다. 액션도 있고 로맨스도 있는 여주인공이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제가 미국 영화에 출연한다는 건 상상도 못했어요. 평생 꾸준히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만 있었는데 더 넓은 무대에서 기회를 얻게 됐어요.” 강정화는 중학교 3학년 때 오스트레일리아로 유학을 떠나 그곳에서 대학을 졸업했다. 호주에서의 학창시절 경험은 캐스팅을 통과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사실 이 영화에는 저도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지극히 미국적인 코미디가 많이 나오기도 해요. 제가 자신감을 가진 건 그들의 세계에 한 번 부딪혀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죠.” 강정화는 중학교 시절 여유롭지 않은 집안 사정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곳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으면 좋겠다는 부모 권유에 홀로 유학을 떠났다. “요즘 TV CF에 나오잖아요. ‘호주의 수도는 어디일까요?’ 제가 유학간 곳이 바로 거기 호주의 수도 캔버라였어요. 한국 사람이 정말 없었어요. 그들과 하나가 되려고, 적응 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조금 더 어렸으면 몰랐겠지만 한국 사람이라는 정체성이나 자긍심이 흔들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강정화는 이번 달 미국으로 떠나 석 달 이상 현지에 머물며 촬영을 계속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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