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영“이젠이모시대!소녀들비켜”…코믹벗고10년만에가수로컴백

입력 2009-04-16 22: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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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주도가요계새바람야심“30대도즐길수있는음악선사”
“가요계 균형에 기여하고 싶어요.” 10년 만에 가수로 컴백한 ‘만능 엔터테이너’ 유채영의 일성이다. 사실 그녀는 가수 복귀를 준비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녹음을 시작할 때는 가수로 돌아간다는 사실에 설6지만, 음반 발표가 다가오면서 설렘은 부담으로 변해갔다. “나이 많고, 기혼자고, 코믹 캐릭터가 강하다”는 ‘악조건’을 두루 갖춘 상황에서 원더걸스, 소녀시대, 카라 등 귀엽고 깜찍한 소녀그룹과 손담비 등 젊고 섹시한 여가수들의 활약을 보며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음악 프로그램에서 진행자가 ‘유채영’ 하는 순간 객석에서 웃음부터 터지면 어떡하나 걱정했죠. 정말 첫 방송 때 내 소개가 나오자 동시에 웃는 사람이 있었어요. 사람들이 제 음악을 코믹 콘셉트로 알더라니까요.” 하지만 유채영은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연습에 매달렸다. 방송 출연을 거듭할수록 객석에서는 웃음 대신 환호 소리가 많아졌다. 올 초 생긴 팬카페 ‘가디스’의 회원도 급속히 늘었다. 아이들 스타를 응원하러 왔던 10대 관객들이 자신에게 풍선을 흔들고 환호하는 것을 보며 “소름이 돋는” 경험도 하게 됐다. 똑같은 옷을 맞춰 입고 자신의 컴백곡 ‘좋아’를 따라 불러주는 열성팬까지 생겨났다. “가요계가 너무 아이들 가수 위주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심지어 저를 원로 취급을 하는 경우도 있었으니까요. 저도 마음은 소녀시대 못지않아요. ‘이모세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유채영은 소녀시대를 빗대 “30대가 즐길 수 있는 가수가 되어 ‘이모시대’를 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유채영은 1999년 ‘이모션’ 이후 KBS 2TV ‘서세원쇼’의 ‘토크박스’ 코너에서 입담을 과시한 것이 계기가 돼 영화 ‘색즉시공’에 발탁됐다. 이후 그녀에게는 코믹 이미지가 따라다녔다. 연기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그녀는 애드리브로 영화를 이끌었다. “‘색즉시공’하면서 코미디가 맞다고 느꼈어요. 즐거웠고, 많이 배웠죠. 하지만 그로 인해 가수의 기회는 없어지고, 솔직히 마음이 아팠어요. 가수에 대한 미련이 많았는데요….” 2003년에는 연예생활을 하며 번 돈을 모두 투자해 ‘쉐이크’란 앨범을 발표했다고 한다. 하지만 기획사 관계자에게 사기를 당해 활동은 하지 못하고 돈만 날렸다. 이후에도 그녀는 꾸준히 가수 준비를 했지만 음반사가 문 닫기도 하고, 기획사가 어려워 음반제작을 중도포기하는 등 불행의 연속이었다. “돌아보면 참 아쉬워요. 하고 싶었던 음악을 못했고, 최선을 다하지도 못했어요. 지금 열심히 하는 이유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내게 귀한 시간과 기회가 왔을 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유채영은 ‘일’을 위해 자녀 계획도 미뤘다. 앞으로 음반 뿐만 아니라, 주어진 일이라면 다 해보고 싶다고 했다. 지금은 아니지만, 나중에는 트로트도 꼭 해보고 싶다고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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