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있는’가수들이뿔났다“마약만터지면왜나를의심하는거야?”

입력 2009-05-0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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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마약 파문이 애꿎은 스타들까지 궁지로 모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수년간 클럽 DJ를 했다는 이유로 마약복용 수사를 받은 구준엽(왼쪽)은 이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고, 가수 이은미는 무대에서의 자유분방한 이미지때문에 마약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스포츠동아DB

구준엽이은미등…
“우리는 마약 연예인이 아니다.” 경찰의 ‘아님 말고’식의 마약 수사에 가수들이 뿔났다. 최근 일부 연예인의 마약 복용이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마약 관련 루머에 애꿎게 휘말린 몇몇 스타들이 뚜렷한 증거없이 여론몰이를 하는 경찰 수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마약 사건이 터질 때마다 연예인은 수사 대상에 자주 등장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마약 파문 역시 클럽이 마약 투약의 ‘온상지’로 알려지면서 평소 클럽 활동이 활발한 스타들이 의심을 받고 그들에 대한 많은 루머가 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10년 가까이 클럽에서 DJ로 활동해온 클론의 구준엽은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아예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나섰다. 구준엽은 6일 서울 여의도동 한국연예제작자협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연예인 마약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자신에게 제기되는 루머, 수사기관의 마약수사, 이에 따른 심리적 고충 등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소속사 미디어라인 관계자는 “주지훈, 예학영 등의 마약투약 사건 이후 추가 수사 과정에서 복용검사를 받았다”며 “음성 판정이 나오는데도 세 번이나 조사를 받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특히 루머로 인해 노모가 충격을 받아 건강이 나빠졌다”고 밝혔다. 구준엽에 앞서 가수 이은미도 최근 한 인터뷰에서 “마약 사건만 나면 매번 조사를 받았고, 마약수사대에 붙들려가서 모발 검사를 한 적도 있다”고 공개했다. 그녀는 “도저히 제정신으로 그런 무대를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지 투약 연예인을 거론할 때 내가 자주 언급이 된다”며 루머에 시달리는 고달픔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혹시나’하는 의혹을 갖고 단골로 조사를 받은 구준엽이나 이은미 모두 지금까지 마약과 관련한 어떤 사건에도 연루된 적이 없다. 연예계, 특히 가요계에서 불만을 터트리는 것은 이처럼 구체적인 정보나 증거없이 단지 소문이 돈다거나, 또는 평소 대마초나 성에 대해 과감한 발언을 한다는 이유로 용의자 취급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레게듀오 스토니스컹크도 2005년 허위제보로 인해 검찰에서 마약검사를 받았다. 대마초의 합법화를 찬성하는 듯한 노래 ‘강아지’가 빌미가 됐다. 또한 DJ. DOC의 리더 이하늘도 2000년대 초반 연예인 대마초 사건이 터지자 경찰 수사를 받았다. 그런가 하면 유명 가수 겸 프로듀서 A 역시 2000년, 음악이나 평소의 발언으로 생긴 이미지 때문에 마약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하늘의 한 측근은 “7,8년 전 경찰로부터 갑자기 ‘마약복용혐의가 있으니 출두하라’는 전화가 왔다. 이후 출두할 때까지 며칠간 계속 전화를 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스토니스컹크도 과거 인터뷰에서 “억울한 마음에 무고죄로 고소할 생각으로 제보자를 물어봤지만 알려주지 않았다”고 속앓이를 했던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스토니스컹크는 결국 2006년 발표한 3집 수록곡 ‘메리와 나’에서 억울하게 마약조사를 받던 상황을 풍자했다. 한 음반 제작자는 “확실한 증거나 증언이 없이 소문과 이미지만으로 마약투약 의심자로 여기고, 수사까지 하는 것은 분명한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스포츠동아 인기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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