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감위’에 발목잡힌 경마 장외매출 세계 10위 꼴찌

입력 2009-10-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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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감위로부터 도박중독자 양산소라는 지적을 받아 온 국내 경마 장외발매소의 실제 매출액이 경마 10개국 중 최하위라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중랑지점의 모습.사진제공|한국마사회

경마전문기자 김문영씨 국제경마연맹 10개국 자료 분석선진국들 장외 매출 90% 넘어…한국경마는 2007년 기준 69%
한국경마의 장외매출 비중이 전 세계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밝혀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위원장 김성이·이하 사감위) 장외발매소 규제 정책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경마연맹(IFHA)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경마의 장외매출 비중은 2007년 기준 69%로 매출액 규모 기준 세계 10개국 중 최하위였다. 장외매출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는 영국으로 99%였다. 프랑스가 98%, 이태리가 95%로 뒤를 이었고, 일본과 호주가 92%로 공동 4위였다.

장외(off track)매출은 주로가 있는 경마장 밖에서 이루어지는 마권구매액을 말하는 것으로 장외발매소와 인터넷, 모바일에서 이루어지는 베팅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 반면 본장(on track)매출은 경마를 시행하는 경마장에서 이루어지는 베팅금액을 말한다.

이 같은 사실은 경마전문기자 김문영(경마문화신문 발행인) 씨가 국제경마연맹의 자료를 바탕으로 경마 시행 10개국을 비교한 결과 나타났다.

비교의 객관성을 위해 국제경마연맹의 공식자료 중 가장 최근 데이터인 2007년도를 기준으로 분석했다. 2009년 현재 한국경마의 장외매출 비중은 73%로 비교시점보다 4%포인트 높아졌으나, 장외매출비중이 평균 90% 이상에 이르는 외국에 비하면 여전히 낮다.

장외발매소가 도박중독자를 양산한다는 사감위의 지적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김문영 씨가 올해 서울경마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장외발매소 고객 1인당 지출액(마권 구매액에서 환급금을 뺀 실제 지출금액)은 7만 1000원으로, 경주 당 6000원 정도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장고객 평균 지출액의 약 6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장외고객들이 오히려 더 건전하게 소액 베팅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감위는 장외발매소가 도박중독자 양산, 사행산업의 무분별한 확산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해 왔으며 2013년까지 장외매출 비중을 50% 이하로 줄이겠다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김문영 씨는 사감위가 폐지시킨 인터넷·모바일 베팅에 대해서도 부활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에서는 안방에서 TV로 경마중계를 보면서 휴대폰이나 리모컨으로 마권을 사는데 우리나라는 이를 아예 금지해 장외발매소가 혼잡하고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인터넷·모바일 베팅 비중이 40%∼50%에 달해 장외발매소 공간이 매우 쾌적하고 여유롭다. 김 씨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우리나라의 장외발매소가 고객을 더 이상 수용하지 못하면 이들이 불법 사설경마로 옮겨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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