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빈 “막대한 수입 포기한 도전…망나니가 진짜 남자 됐죠”

입력 2012-02-1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현빈=경쾌한 댄스 트로트’라는 공식을 깨고 발라드와 뮤지컬에 도전하며 새로운 공식을 만들고 있는 가수 박현빈. 사진제공|인우프로덕션

1. 감성 발라드 2. 일본 신인가수 3. 뮤지컬 주인공

■ 트로트 왕자 박현빈의 변신

첫 발라드 ‘모래시계’…서정적인 분위기 연출
日 가요계 도전…골드레코드 엔카부문 신인상
뮤지컬 ‘달고나’…행사 줄여가며 연기연습 열의


빠른 템포의 댄스음악을 연상시키는 트로트, 도발적이고 원색적인 노랫말, 적당히 느끼한 눈빛. 가수 박현빈을 생각할 때 머리에 떠오르는 이미지다.

그는 2006년 ‘남자 장윤정’이란 애칭으로 출발해 지금은 당당히 ‘한국 트로트의 프린스’란 찬사를 듣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곤드레만드레’ ‘오빠만 믿어’ ‘샤방샤방’ 등 히트곡을 잇따라 터트리며 인기를 얻는 사이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트로트계에서 ‘망나니’(?)가 됐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하지만 지금도 트로트 음악을 하는 가수들은 미디어에 비쳐질 때 ‘품위’를 중시한다. 그런데 박현빈은 기존 트로트 가수들의 행보와는 달리 예능 프로그램에서 재미를 위해 너무도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다 보니 ‘망나니’란 달갑지 않은 별칭을 얻었다.

그러나 지금 그 ‘망나니’가 변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그의 새 노래 ‘모래시계’는 서정성 있는 발라드 넘버다. 가사 내용도 사랑을 잃은 남자의 순정이다.

그동안 템포 있고 경쾌한 댄스 트로트를 주로 불렀으니, 이제는 분위기를 한번 바꿔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래시계’는 박현빈 스스로 가수인생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여기는 노래다.

박현빈은 1982년 10월생.

곧 만 서른 살이 된다. 그는 지금 가수로서 ‘변화와 도전’이라는 시험대에 자신을 올려놓고 있었다.

“난 항상 똑같았다. 밝고 재미있는 노래에 유쾌한 분위기…. 지금까지는 20대에만 할 수 있는 노래였던 것 같다. 그러나 서른이 된 이제는 진지하고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망나니’에서 ‘남자’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 ‘막대한 수입’ 포기 1년 반 고민한 일본 진출, 진출 첫 해 신인상 수상

일본 무대 진출도 그에겐 크나큰 도전이었다. 전국 어디서나 그만 나타나면 구름 관중이 모인다는 ‘행사의 제왕’ 박현빈이 막대한 수입을 포기하고 다시 신인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노래에 앞서 말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불편함과 어려움을 다시 시작하기란 무척이나 어려웠다. 그래서 그는 일본 진출에 대해 1년 반이나 고민했다고 한다.

박현빈은 작년 4월 싱글 ‘샤방샤방’으로 일본에 데뷔해, 같은 해 9월 두 번째 싱글 ‘곤드레만드레’를 발표했다. 두 장의 싱글로 1월27일 일본레코드협회가 주최한 일본 골드레코드 시상식에서 엔카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이는 한국의 가요시상식에서 일본가수가 트로트부문 신인상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현지에서도 큰 화제였다.

“한일 양국을 오가며 활동하느라 일본에 오래 머물지 못했는데 큰 상을 받아 나도 놀랐다. 시상식에서 만난 유명 음반사 사람들이 ‘올해도 잘 부탁한다’며 인사해 너무 황송했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박현빈은 2012년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시작한 뮤지컬 ‘달고나’에서 주인공 박세우 역을 맡았다. 트로트 가수의 뮤지컬 출연은 이례적인 일이다.

2006년 9월 KBS 2TV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에 출연했다가 ‘발연기’라는 혹평을 받은 경험도 있고, 연기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 중요한 수입원 중 하나인 행사 출연이 줄 수 밖에 없다.

“‘모래시계’나 뮤지컬 ‘달고나’, 일본진출 등은 안 해도 되는 것이다. 하던 대로 잘하면 돈도 꽤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너무 한 곳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처음엔 회사가 나를 만들어줬다면, 이제부터 나의 앞길은 내가 만들어야할 때다.”

5월 뮤지컬이 끝나면 다시 일본에서 활동을 할 예정이라는 박현빈은 이미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모래시계’ 이후에는 대선배도 하지 않는 아주 진한 정통 트로트를 해보고 싶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