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빅스는 어떻게 1만석 체조경기장을 팬들로 채웠나

입력 2013-11-17 20:30:32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다칠, 아니 미칠 준비가 돼 있어?’

6인조 아이돌 그룹 빅스가 초대형 쇼케이스로 팬들과 함께 컴백을 자축했다.

이들은 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데뷔 후 첫 번째 정규 앨범 ‘부두’(VOODOO) 발매 기념 글로벌 쇼케이스 ‘더 밀키웨이 파이널 인 서울’(THE MILKY WAY FINALE in Seoul)을 개최했다.

체조경기장은 비스트, 빅뱅, 소녀시대 등 국내 유명 아이돌이나 조용필, 박효신 등 정상급 가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1만석을 팬들로 가득차기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이날 빅스의 공연과 팬들로 가득한 공연장은 굉장한 임팩트로 다가 왔다.

빅스는 그런 감사함을 공연장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 진솔하게 전했다. 그들은 “즐길 준비 하고 왔을 거라 생각한다. 데뷔 1년 6개월 차인 우리를 팬들이 우량아로 키워 줘서 이렇게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감사합니다”며 “글로벌 투어 마지막 날인 만큼 특별한 무대 준비했으니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라비는 공연의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공연명이 ‘밀키웨이’인 이유를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팬분 들을 별빛(공식 팬클럽 명칭)이라 부른다”며 “전세계 팬들을 모두 모으면 은하수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빅스, 인기의 상징 체조경기장을 훔치다



빅스는 2012년 5월 싱글 ‘슈퍼 히어로’를 발매하고 가요계에 데뷔했다. 데뷔 1년 6개월 만에 이룬 쾌거다. 그 사이 빅스는 5개의 싱글과 미니앨범 1장을 발매했다. 팬클럽 수도 6만 명에 육박한다. 조용히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만의 세력을 구축해 온 것.

1만석 규모의 쇼케이스는 빅스가 국내 아이돌 그룹 중 최초다. 빅스는 이에 앞서 지난달 20일부터 약 한 달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시작으로 일본 오사카과 동경, 스웨덴 스톡홀롬, 이탈리아 밀라노 미국 LA와 댈러스에서 글로벌 쇼케이스를 열고 전 세계 팬들을 만났다.

이 무대가 시작도 되기 전 체조경기장은 파란색 불빛으로 물들었다. 8000여 팬들은 일제히 라이트봉을 흔들며 공연장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 차츰 차츰 팬덤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빅스지만, 이 순간은 여느 그룹 부럽지 않았다.

공연장은 10대와 20대 여성 팬들로 가득했다. 취재진 제외한 남자 관객은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여성 팬들이 쏟아 내는 응원 소리는 외침을 넘어 울부짖음과 비명에 가까웠다.

달달한 멘트와 팬들을 조련하듯한 말과 행동에 팬들은 무방비 상태로 마음을 빅스에게 내줄 수밖에 없었다.


▶ 신인그룹 꼬리 떼고 아이돌 스타로 급부상

이들은 오프닝 곡 ‘다칠 준비가 돼 있어’라는 제목처럼 마치 팬들에게 ‘오늘 미칠 준비가 돼 있느냐’고 묻는 듯 매혹적인 무대로 쇼케이스의 문을 열었다.

이어 빅스는 ‘어둠 속을 밝혀져’와 ‘하이드’ ‘수퍼 히어로’ ‘록 유어 보디’ 등 팬들에게 사랑 받은 곡으로 무대를 이어 갔다.

공연 중간 멤버들은 소녀시대, 원더걸스, 선미 등 여자 아이돌들의 안무를 커버하며 공연장을 찾은 여심을 녹였다.

또 그들은 솔로 무대를 통해 평소 보여 주지 않았던 개성 강한 무대를 선보였다. 켄은 드라마 ‘상속자들’의 OST ‘사랑이라는 이름으로’를 열창했다. 홍빈과 혁은 추첨을 통해 뽑은 팬 한 명을 무대로 불러 열심히 준비한 프러포즈 퍼포먼스를 공개했다. 라비는 힙합 장르의 자작곡을 선보였다. 라비의 강렬한 무대에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무대를 즐겼다. 레오는 피아노를 치며 선배 가수 이소라의 ‘제발’을 열창했다. 리더 엔은 세계적인 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Love Stoned’에 맞춰 카리스마 가득한 무대를 꾸몄다.

빅스는 이날 공연에서 정규 앨범 공개를 일주일 앞두고 타이틀곡 ‘저주인형’을 최초로 공개했다. ‘저주인형’의 뮤직비디오는 공개와 동시에 잔인한 영상으로 19금 판정을 받으며 논란을 빚었지만, 음악과 어우러지며 곡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저주인형’은 빅스 멤버들이 ‘저주인형’으로 변신해 타인의 어긋난 사랑을 이루어 주기 위해 자신들을 희생해서라도 그 사랑을 이루어 주는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주인형’은 시크, 카리스마, 벰파이어 등 다양한 ‘콘셉트돌’로 이미지를 구축해온 빅스의 완결판이다.

“오늘 우리는 꿈같은 시간을 별빛들과 함께 했어요. 오늘 이 무대로 인해 지금까지 꾸어오던 꿈보다 더 큰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아요. 관객석에서 무대를 바라보던 아이를 이렇게 무대에 설 수 있게 만들어줘 감사해요. 우리에게 오늘은 정말 특별한날이에요.”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