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하 “데뷔하자마자 영화 두편 주연” 무서운 신예

입력 2014-07-05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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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신재하.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과연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궁금하다.”

막 연기를 시작한 신재하(21)는 호기심이 많다. 중학생 때부터 막연하게 뮤지컬 배우를 꿈꿨지만 우연한 기회에 지원한 오디션에 합격해 영화 주연을 따낸 실력도 그런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승부욕 강하고, 관심을 둔 일은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기도 하다.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데도 데뷔작에서부터 주연을 맡은 사실은 이를 증명한다.

현재 상영 중인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는 신재하가 연기자로 첫 발을 내디딘 영화다.

편의점을 무대로 그 공간에서 살아가는 청춘들의 하루를 비춘 영화에서 신재하는 가수를 꿈꾸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현수를 연기했다. 꿈과 사랑을 하나씩 이뤄가는 인물이다.

“몸으로 배웠다.”

신재하는 이 영화에 참여하기 전까지 단 한 번도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한 경험이 없다. 몇 차례 오디션에 응했지만 번번이 탈락했다. 그러다 잡은 첫 기회가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였다. 앞뒤 생각하며 계산하지 않고 일단 몸으로 부딪히며 현장과 연기를 익혔다.

“아무런 연기 경험이 없으니까, 딱히 방법을 몰랐던 것 같다.(웃음)”

영화 속 그의 모습은 평범하지 않다. 그가 사랑하는 이는 남자. 신재하는 극 중 연인으로 만난 연기자 공명과 키스 장면도 소화했다.

“동성이란 걸 의식하지 않고 둘 사이의 애정이 먼저라고 여겼다. 그래도 키스신을 여덟 번 촬영했다. NG가 많이 났다. 하하! 특별할 거 없는 멜로 연기라고 여겼는데 몸은 잘 움직이지 않았나 보다.”

영화는 올해 열린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 시네마 스케이프 부문에 초청돼 처음 공개됐다. 신재하도 영화제 때 자신의 주연작을 처음 봤다.

“믿기지 않았다. 엄청나게 큰 스크린에 내 얼굴이 나오다니. 제일 먼저 잘못하고 부족한 모습이 보이더라. 그래도 내 분량은 제발 편집되지 않길 바랐고, 촬영 장면들이 무사히 넘어가면 ‘아!’ 하며 안도했다.”

신재하가 연기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중학생 때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보고 나서다. 당시 프랑스 오리지널 배우들이 내한해 펼친 거대한 무대를 본 그는 곧 뮤지컬에 빠져들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도 꿈은 잊히지 않았다. 부지런히 기회를 찾았다. 예술고등학교 전학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생각했다. 부모 몰래 지원서를 냈고 실기를 거쳐 합격했다. 한림예술고등학교 뮤지컬과였다.

“뮤지컬과로 전학을 가겠다니까 아버지가 눈물까지 보이셨다. 엄청난 반대가 있었다. 그래도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 뒤 그는 역시 뮤지컬 전공으로 단국대학교에 입학했다. 저음의 목소리와 성악으로 다져진 발성은 그의 최대 장점이다.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에 출연하는 여러 배우들 중 신재하가 단연 눈에 띄는 이유 역시 그의 ‘남다른 음성’ 덕분이다.

“이문세와 김광석의 노래를 좋아한다”는 그는 아이돌 그룹의 댄스 음악보다 감성적인 발라드를 즐긴다. 버스커버스커의 음악들도 자주 듣는다. “물론 실력을 더 쌓아 정식으로 뮤지컬 무대에 서고 싶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신재하는 올해 11월, 또 다른 주연영화를 개봉한다.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거인’이다. 이미 촬영은 마쳤다.

“고아원에서 자란 두 남자의 이야기다. 분량도 많았고 극을 끌어 나가야 하는 부담도 많았다.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그 시간을 잘 견뎠다는 게 스스로도 뿌듯하다.”

신재하는 “만족할 때까지 뭐든 해내야 하는 성격”이라고 했다. 목표가 이뤄지지 않으면 “자책하는 편”이라고도 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왔기에 굳어진 성격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초등학생 때부터 중학교 다닐 때까지 아이스하키를 했다. 워낙 승부욕이 강하다. 잘 바뀌지 않는다. 하하!”

데뷔하지마자 영화 두 편을 끝낸 신재하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도 많다. 그 중에는 ‘사극’도 있다.

“역사를 좋아하고 남자 배우들이 특히 멋있게 나오는 장르”이기에 신재하에게 사극은 매력적이다. 사실 최근 막을 내린 KBS 1TV ‘정도전’의 열혈 팬이기도 했다.

“연기자는 기다리는 직업 같다. 잘 기다리는 사람에게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한다. 욕심 내지 않고 착실하게 실력을 쌓으면서 사극도, 뮤지컬도 할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리겠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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