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윤·노우진·박은영·송필근 “직장인 애환? 렛잇비가 응원할게요”

입력 2014-07-14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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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밤 직장인들은 웃으면서도 슬프다.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듯 직장인의 비애를 노래로 다룬 KBS 2TV ‘개그콘서트’ 코너 ‘렛잇비’의 인기가 뜨겁다. 노우진·송필근·이동윤·박은영(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은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로 인한 공감”이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KBS2TV 개그콘서트 ‘렛잇비’ 4인방 이동윤·노우진·박은영·송필근

뛰어난 노래 실력의 4인방 코너 구성
직장인 애환 음악개그로 풀어내 인기

“인기 비결요? 공감과 노래의 힘이죠
기발한 가사 비결? 우린 개콘이 직장!”


“모두들 초심을 잃지 말라고 말하죠∼ / 진정 초심을 잃지 않는 건 내 월급∼ / 쥐꼬리∼ 쥐꼬리∼”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무릎을 치며 공감하는 얘기가 KBS 2TV ‘개그콘서트’의 코너 ‘렛잇비’에서 웃기지만 슬픈 ‘웃픈’ 개그로 탄생하며 사랑 받고 있다. 개그맨 이동윤(35), 노우진(34), 박은영(30), 송필근(23)이 직장인의 애환을 비틀스의 ‘렛잇비’ 멜로디에 맞춰 부르는 이 코너는 방송 한 달 만에 인기 코너로 자리 잡았다.

개그맨들이 개그는 물론 노래, 연기까지 다 잘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사실은 이미 연예계에 잘 알려진 사실. ‘렛잇비’는 그 중에서도 노래에 일가견이 있는 실력파들만 골라 모은 코너다.

앞서 2011년 ‘개그콘서트’에서 음악 개그 ‘뮤지컬’로 노래 실력을 인정받은 이동윤과 노우진은 신인 개그맨들 사이에서 소위 ‘가수’로 통하는 송필근을 영입해 코너를 구상했다. 홍일점 박은영은 송필근의 적극 추천으로 합류했다.

송필근은 “은영 누나가 KBS 2TV ‘개그스타’ 때부터 오랫동안 음악 개그를 했었다. 노래도 잘하고 힙합 등 여러 장르에 관심도 많아서 같이 하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뿜 엔터테인먼트’ 코너에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보라 언니 들어가실 게요”를 외치던 박은영은 ‘동일 인물이냐?’는 반응을 이끌어낼 정도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동윤과 노우진은 ‘렛잇비’의 인기 비결을 ‘공감’ 그리고 ‘노래가 가진 힘’으로 꼽았다. 이동윤은 “‘렛잇비’는 템포가 느린 노래다. 공개 코미디 무대이기 때문에 이런 템포의 노래개그는 자칫 분위기가 처지기 쉽다. 그런데 오히려 시기적으로 세월호 참사 등 사회가 지쳐 있는 상태에서 차분한 노래 개그가 힘이 되는 것 같다. 더욱이 많은 사람들이 아는 노래라는 점도 한 몫 했다”고 말했다.

앞서 말한 이유에 네 멤버의 ‘평범한 외모’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이동윤은 “네 사람 모두 외모가 웃기게 생긴 개그맨들은 아니다. 이런 점이 시청자들에게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로 들려서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장 적극적으로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핀다는 노우진은 “게시판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 ‘위로가 된다’는 반응을 접할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보람을 느낀다. 우리 넷은 오히려 그런 댓글을 보고 힘을 얻고 있다”며 웃었다.

네 사람 모두 개그맨으로 연예계에 데뷔해 직장생활은 전무한데, 기발하고 공감대 높은 가사는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궁금했다. 네 사람은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들이나 인터넷 이야기 등을 참고하긴 하지만 “굳이 직장 생활을 하지 않아도 문제없다”고 입을 모았다.

송필근은 “‘개그콘서트’도 결국은 조직 생활이다. 그 안에 선후배 관계가 형성돼 있고 위계질서가 있으니 직장과 다름없다”고 했다. 그러자 노우진은 “코너 회의를 할 때 얘기를 나누다보면 이게 내 경험인지, 선배나 연출 PD에 대한 험담인지 헛갈릴 때가 종종 있다”며 웃었다.

아직 코너를 선보인 지 한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들은 벌써 여러 가지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동윤은 “워낙 많은 코너들과 경쟁해야 하고 아직 선보이지 않은 코너들도 많기 때문에 늘 다음을 대비해야 한다”면서 “우리 코너는 녹음된 반주음악(MR)에 노래를 하는 게 아니고, 실제 밴드 반주에 맞춰서 노래를 하기 때문에 템포 조절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런 변화도 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필근과 박은영은 “지금은 직장인의 비애를 다루고 있는데 최근 들어 학생, 군인도 소재로 다뤄달라는 요청이 부쩍 많아졌다. ‘렛잇비’의 다양한 버전을 구상하고 있다”며 많은 기대를 당부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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