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지성, 자칫하면 ‘킬미 힐미’에 먹힌다 (종합)

입력 2015-01-05 1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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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연기력을 가늠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 오열 연기다. 극중 배역에 몰입해 눈물을 쏟아 시청자들도 울리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고 그래서 이 연기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족쇄처럼 따라붙는 연기력 논란을 떨쳐내는 배우도 있다.

MBC 새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의 지성은 이미 전작인 '비밀'에서 실소를 머금은 눈물연기로 대중들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그에게도 이번 작품 속 차도혁이라는 역할은 결코 쉽지 않다. 바로 7개의 인격을 가진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1인 2역은 배우들에게 매력적이면서도 위험한 소재였다. 1인 2역은 하나의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만큼 자신의 연기 밑천이 들통날 수 있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지성은 이번에 무려 7개의 인격으로 시청자들과 만나야 한다.


이런 부담감에 대해 지성은 "마음을 비우고 있다"는 문장으로 표현했다. 이어 그는 "분명히 어렵더라. 아직까지 7가지 인격을 모두 만나지는 못했지만 기대가 된다.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지성의 각오에 후배인 박서준과 황정음도 강한 믿음을 보였다. 박서준은 "차도현 역은 연기력이 가장 중요하다. 지성 선배가 캐스팅 됐다고 했을 때 '나만 잘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으며, 황정음 역시 "이번 드라마에서는 지성 오빠를 밀어주기로 했다"는 말로 상대역을 향한 찬사를 보냈다.


지성도 이런 후배들의 믿음에 성실히 답했다. 그는 "이 드라마는 절대 나의 원맨쇼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단순한 드라마로 남게 될 것"이라며 "나와 함께 하는 배우들이 모두 살아야 차도혁도 빛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실 '킬미 힐미'는 그동안 캐스팅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방송 전부터 '위기'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던 드라마다. 그래서 지성이 7가지 인격을 한 몸에 지닌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다는 보도가 났을 때 대중들은 '지성이라서 기대된다'는 반응과 함께 '장고 끝에 악수를 뒀다'는 반응으로 나뉘었다.

결국 대중들은 지성이라는 배우의 연기력을 믿으면서도 7가지 인격이라는 숫자의 함정에 짓눌려 그를 의심하고 있는 셈이다.

지성은 다시 한 번 '비밀'에 이어 연기력만으로 드라마 흥행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이미 믿고 보는 배우가 된 지성의 역량이 '킬미 힐미'라는 시험대를 만나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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