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대상포진 조심하세요

입력 2015-01-2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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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떨어질 때 몸 곳곳에 물집 피부발진
특정부위 통증·팔다리 저림 등 의심해봐야
수면부족·스트레스 등 젊은층도 발병 늘어
치료시기 늦어지면 신경통 등 후유증 심각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김민지(29·여·가명)씨는 최근 감기몸살 증상을 느꼈다. 내복과 여러 겹의 옷을 껴입었지만 오한으로 떨렸고, 온 몸에 저릿저릿 통증도 생겼다.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찬바람을 맞으며 새벽학원을 다니느라 감기에 걸린 것으로 생각한 김 씨는 약국에서 종합감기약을 사서 먹었다. 하지만 차도가 없었다. 극심한 통증으로 3일간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몸 곳곳에 물집이 생긴 것을 확인한 후에야 큰 병원 피부과를 찾았다. 담당의사가 내린 진단은 ‘대상포진’. 추워진 날씨로 면역력이 약해지며 대상포진 환자가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대상포진으로 진료 받은 환자 수는 2008년 41만7000명에서 2012년 57만3000명으로 4년간 평균 8.3%씩 증가했다.


● 피로·스트레스로 젊은층 대상포진 환자 늘어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대상포진은 예전엔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에서 많이 발병하는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수면시간을 줄이며 공부에 매달리고, 취업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젊은층 환자도 늘고 있다. 초기증상이 비슷해 감기몸살로 착각, 병을 키워 대상포진 후유증인 신경통까지 시달릴 수 있다. 신경통이나 디스크로 잘못 알고 정형외과나 신경외과를 찾는 경우도 많다.

대상포진은 과거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주사를 맞은 사람이 면역력이 떨어지면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활동을 재개해 발병한다. 특히 신체리듬이 깨지기 쉬운 환절기나 스트레스가 극심할 때 많이 발병한다. 감기처럼 전신 무력감이나 발열, 오한이 생기거나 속이 메스껍고 근육통, 복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신경통, 디스크, 오십견, 요로결석, 늑막염 등으로 오인하기 쉽다. 물집이 있기 전엔 의사들조차 병을 확진하기가 어려워 실제 대상포진 환자의 상당수가 오진 경험을 갖고 있을 정도다.

평소 느끼지 못한 통증이 몸의 어느 한 쪽에서만 나타난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야 한다. 바이러스가 좌우 한 가닥씩 나와 있는 신경 줄기를 따라 퍼지기 때문에 증상이 한 쪽으로만 나타난다. 두통이나 팔다리가 저린다는 사람도 있다. 통증 발생 후 3∼10일 정도 지나면 피부 반점과 물집이 생긴다. 처음에는 작은 물집이 드문드문 나타나다 점점 뭉치면서 띠 모양이 된다. 그러다 껍질이 딱딱해지다 1∼2주가 지나면 딱지가 떨어진다.


● 피부발진 나타나면 즉시 치료해야

대상포진은 치료가 늦어지면 ‘포진 후 신경통’에 시달릴 수 있다. 대상포진이 치료된 후에도 길게는 수년간 신경통이 계속되는 후유증을 말한다. 대상포진 환자 중 9∼15%가 겪는데, 기력이 쇠약한 노인들이 이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대상포진은 피부 발진이 나타나면 바로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대상포진은 주로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한다. 예전에는 주로 입원 후 주사로 치료를 했지만, 요즘에는 먹는 약으로 치료를 할 수 있어 입원하는 경우가 줄어들었다. 치료 도중에는 되도록 찬바람을 쐬지 말고 목욕 시에는 물집이 터지지 않도록 부드럽게 닦아주는 게 좋다. 물집 치료 때는 강한 자극성의 반창고 대신 항생제가 포함된 거즈를 사용한다.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발병하기 때문에 평소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과음, 과식, 과로를 피하고 정기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로 신체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 과중한 업무로 식사를 거르게 되고 스트레스가 겹치는 경우엔 죽이나 건강음료, 영양제를 챙겨먹고, 주말에는 가급적 휴식을 취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옮길 수 있는 전염 질환이다. 수두에 비해서는 전염성이 낮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수두를 앓은 경험이 없는 사람, 어린이, 노인, 환자 등과는 격리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젊은 성인층에서 대상 포진을 앓으면 비교적 통증이 약한 편이지만, 나이 많은 노인들의 경우에는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며 후유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생길 확률이 크다”며 “면역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50세 이상이라면 대상포진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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