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치] 서세원-서정희, 함께 보낸 32년에 대한 전혀 다른 두 이야기 [종합]

법정에서는 언제나 같은 사안을 두고 서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그래서 분쟁이 일어나고 이를 두고 법의 판결을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32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함께 한 결혼 생활을 두고 이렇게 말이 다를 수 있을까. 여자는 이 시간을 포로 생활이라고 표현했고 남자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21일 오후 5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단독 법정에서는 아내 서정희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서세원의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은 서세원의 진술을 토대로 작성된 신문과정이 이어졌다.

서세원 측이 주장하는 바는 두 가지였다. 불륜을 하고도 아내를 폭행한 파렴치한의 오명을 벗겠다는 것과 이번 사건에서 서세원이 서정희의 목을 조르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고자 했다.



이에 서세원 측 변호인은 두 사람이 과거 한 제빵회사의 광고 촬영장에서 처음 만나 서로 의지를 하며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어린 나이에 성폭행을 당해 억지로 결혼을 하게 됐다는 서정희의 주장과는 시작부터 다른 이야기였다.

또한 서세원은 문제의 홍콩 여행에 대해서도 "이승만 전 대통령 일대기를 영화로 제작하는데 있어서 주진우 기자의 조언이 필요했다. 일본을 가려다가 주진우 기자를 따라 홍콩을 간 것 뿐"이라면서 그동안이 불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또한 서정희의 시각과는 달랐다.

서세원은 이날 32년 동안의 결혼 생활 동안 가정에 충실하고 아내를 배려해 왔음을 줄곧 어필했다. 서정희의 연예 활동을 막은 것에 대해서도 "체력이 약해 감정기복이 심하다. 정신과에 입원 치료를 시킨 적도 있다. 그리고 가사 도우미와 기사도 고용했었다"면서 오로지 아내를 위한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만 따르면 포로 생활을 했다는 서정희의 주장과는 매우 상반된 내용이다.

이미 이 사건은 진흙탕 싸움이 된지는 오래지만 같은 시간을 살던 부부가 이토록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과연 서정희와 서세원이 살아온 지난 32년의 진실은 무엇일까. 이제 모든 것은 엄중한 법의 판단을 통해서만 알 수 있게 됐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