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테파니가 추천한 퍼펄즈, 그들에게 마마무가 보인다

입력 2015-09-08 07: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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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갑 퍼포먼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로 익힌 사연
◆ 데뷔 후 바뀐 것들 ‘행복과 부담감’
◆ 스테파니가 추천한 걸그룹, 마마무 닮는 게 목표


“‘1, 2, 3’ 활동 당시 모니터링을 하면서 부족한 점을 정말 발견했어요. 그러한 점을 보완하려고 그동안 죽을힘을 다해 준비했어요. 연습할 때 등산을 자주 했었거든요. 관악산도 가고 북한산도 가고 서울에 있는 산이란 산은 다 올라가본 것 같아요. 이제는 정상에 올라서야겠죠.”

지난해 ‘1, 2, 3’로 데뷔한 퍼펄즈(건희, 은용, 우영)는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관심을 얻는 데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훌륭한 가창력을 지닌 팀이라는 좋은 평가에도 주목할 만한 성적은 거두지 못했다. 무언가 보여줄 새로운 반전이 필요했다. 지난 10개월이란 공백기는 퍼펄즈에게 뼈를 깎는 노력의 시간이었다.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어요. 이번 안무는 특히 라인을 살리는 안무가 많아서 제대로 먹지 못하고 식단관리를 하면서 운동을 병행했어요. 운동을 해야 하는 부위가 눈에 보이는데 어떻게 관리를 안 할 수 있겠어요.” (건희)


◆ 수갑 퍼포먼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로 익힌 사연


퍼펄즈의 이번 신곡 ‘나쁜 짓’은 한 사람을 너무 사랑해 모든 걸 아낌없이 줬지만 상처만 주고 떠난 사람을 차마 놓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허탈하게 살아가는 아픔을 표현했다. R&B 미디엄템포의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그루브한 리듬이 어우러져 몽환적이고 섹시한 느낌을 자아낸다.

“‘1, 2, 3’는 빠른 템포에 강한 가사가 포인트인 반면 ‘나쁜 짓’은 섬세하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것 같아요. 가사 내용도 그렇고 섹시함과 관능미를 최우선으로 삼았어요. 쓰라린 아픔을 표현하면서도 보듬어주고픈 연약한 여자의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은용)

퍼펄즈 멤버들은 이번 콘셉트를 위해 안무 구성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수갑을 이용한 퍼포먼스로 신선하고 감각적인 무대를 마련했다. 수갑이라는 낯선 도구에 익숙해지는데 적잖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만큼 준비도 철저히 했다.

“‘수갑’은 구속이나 속박을 상징하잖아요. ‘이 사람에게서 더 이상 구속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섹시한 느낌을 살리고자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보기도 했죠. (웃음) 연애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멜로 영화를 보면서 간접체험하기도 했어요. 영화를 보는 게 감정을 표현하는 데 의외로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면 얼마나 슬플까’라는 감정을 표현하는데 큰 힘이 됐어요.” (우영)

이러한 감정 표현들은 뮤직비디오 촬영장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직접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감정연기에 도전했다. 연기 경험이나 드라마 출연경험이 많지 않은 멤버들은 뮤직비디오에서 첫 애정신까지 촬영했다.

“셋 다 애정신이 있어서 굉장히 즐기면서 촬영했어요. (웃음) 저는 차 안에서, 우영은 침대에서, 은용이는 욕실에서 찍었어요. 비운의 여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연기하면서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다들 연기 경험이 많지 않지만 정말 새로운 체험이었어요. 특히 애정신은 처음이었거든요. 서로의 애정신을 지켜보는 게 너무도 재밌었어요.” (건희)


◆ 데뷔 후 바뀐 것들 ‘행복과 부담감’


그들은 데뷔 이후 달라지는 점들이 하나둘씩 늘었다. 주위 시선을 신경 쓸 정도는 아니지만 간혹 길에서 알아봐주는 팬들을 만나기도 한다.

“최근 외국인 분들이 알아봐주신 적이 있어요. 직접 말을 걸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길 가다가 우리 노래가 흘러나오면 정말 신기해요. ‘1, 2, 3’ 같은 경우는 비트가 빠른 곡이라 그런지 헬스장에도 많이 나오거든요. ‘어디서 많이 들었던 노래인데’ 생각하다가 우리 노래라서 소름이 끼친 적도 있어요. 꿈에만 그리던 그런 모습이 현실화 돼서 좋은 것 같아요.” (은용)

사실 그들에게 가수 데뷔란 마냥 행복한 일만은 아니다. 대중의 시선을 받는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기쁨과 부담감을 동시에 짊어지고 가야한다.

“데뷔 후 가장 좋았던 점은 TV에 나오는 제 모습을 보고 가족들이 행복해할 때였어요. 반면 가장 힘들었을 때는 컨디션이 안 좋지만 무대에 서야했을 때 티내지 않고 열심히 해야 할 때였죠. 대중에게 보여 지는 사람이 되었으니 행동 하나하나 조심해야죠. 그래도 성원해 주시는 만큼 행복감도 커지는 건 확실해요. 팬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무대에 자주 서고 싶어요” (우영)


◆ 스테파니가 추천한 걸그룹, 마마무 닮는 게 목표


팬들과 만나며 음악적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로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꼽은 퍼펄즈는 도전하고픈 콘셉트에 대해서도 서슴없이 털어놨다. 설 수 있는 무대만 있다면 그들의 가창력과 퍼포먼스 전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실 예전부터 청순한 걸 해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른 것 같아요. 청순한 모습이 제게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해보고 싶어요. 또 셋이서 가창력으로만 승부할 수 있는 노래를 해보고 싶기도 해요. 은용이 같은 경우는 기타를 칠 수 있어서, 어쿠스틱 버전으로 연주하면서 우리들의 가창력을 보여주고 싶어요.” (건희)

그들의 가창력은 선배 가수들 사이에서도 정평이 나있다. 최근 가수 스테파니는 인터뷰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걸그룹으로 퍼펄즈를 언급해 화제가 됐다.

“스테파니 선배님이랑은 라디오에 나가서 뵌 적이 있었어요. 처음 데뷔하고 라디오를 갔을 때였는데 선배님이 크리스마스 특집 때 우리 그룹을 추천해주시기도 했어요. 이번에 활동이 겹쳐서 뵐 기회가 있다면 다시 꼭 뵙고 싶어요. 선배님이 우리를 너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은용)

과거 인터뷰에서 롤모델로 신화를 꼽았던 퍼펄즈는 닮고 싶은 그룹으로 마마무를 추가했다. 음악성을 중시하는 모습이 마마무와 닮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 활동을 통해 그들은 원대한 꿈을 꾸고 있었다.

“이번에 신인상을 노리고 있어요. (웃음) 신인상을 받는 게 우리의 단기적인 목표에요. 장기적인 목표는 단독 콘서트를 여는 것이에요. 콘서트에서는 개인무대를 꾸며서 멤버마다의 장점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꼭 콘서트를 할 수 있게끔 성장을 해서 “얘네는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는데 셋 다 매력까지 있네” 이런 말을 듣고 싶어요. 완벽하고 흠 잡을 데 없는 완전체 그룹이 될게요.“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크레센도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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