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故 장진영 ‘내 안의 천사’로 연기 데뷔

입력 2016-01-0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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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년 1월 6일

7일 개봉하는 영화 ‘잡아야 산다’의 주연배우 김승우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고 장진영을 추억해 눈길을 모은다. 김승우는 스포츠투데이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출연작 가운데 고 최진실, 장진영과 함께 한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아마도 2006년작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염두한 말일 터이다.

김승우와 장진영은 “참을 수 없는” 진중하고 깊은 연기의 맛을 제대로 보여줬다. 특히 장진영은 룸살롱 종업원 역을 맡아 거칠고 질펀하면서도 짙은 감성의 연기로 시선을 모았다.

1997년 오늘 장진영이 연기자로 데뷔했다. KBS 2TV 드라마 ‘내 안의 천사’(사진)가 그 무대였다. 20대 청춘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드라마에서 장진영은 수재형의 공대 대학원생 역을 맡아 권오중, 정찬, 김지수, 정성환, 박주미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과 함께 순수함의 이야기를 펼쳐냈다.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은 많은 시청자의 시선을 모았고. 이후 장진영은 빠른 성장세로 스크린에까지 나섰다. 그리고 두 차례나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여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전북 전주 출신인 장진영은 의상디자이너를 꿈꾸던 학생이었다. 상명여대(현 상명대) 의상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이던 1993년 미스코리아 충남 진에 선발된 그는 이후 CF모델로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50여편의 CF에 출연하면서 ‘이름 없는 CF스타’로 얼굴을 알렸다.

‘내 안의 천사’는 그런 그의 연기 데뷔작인 동시에 첫 주연작이다. 그만큼 청순한 듯, 관능적인 듯 개성 강한 마스크의 매력에 연기 신인답지 않은 담대함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컸던 덕분이다.

하지만 장진영은 이제 세상에 없다. 2009년 9월1일 오후 끝내 위암의 아픔을 이겨내지 못한 채 눈을 감고 말았다. 연기의 절정에 이르러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사랑을 꽃피울 나이(실제로 그는 시한부의 안타까운 삶 속에서 한 남자의 사랑에 결혼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서른다섯에 세상과 이별했다.

그 6년 전 자신이 주연한 영화 ‘국화꽃향기’ 속 자신의 캐릭터를 혹여 따라간 것일까. 유난히 장진영이 그리운 계절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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