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쯔위 사태, 누가 이 16세 소녀를 흔드나

입력 2016-01-19 15: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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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이역만리 타국에서 활동하는 16세의 어린 소녀가 카메라에 서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여전히 이 소녀를 둘러싼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정치적 이슈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18일 대만의 한 언론사는 같은날 고양시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MBC '아육대' 현장에 잠입해 트와이스 멤버 쯔위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도했다. 이 영상에는 쯔위가 다른 아이돌 멤버들과 편안하게 게임을 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얼핏 보면 한국에서 활동 중인 자국 출신 아이돌인 쯔위의 근황을 가벼운 터치로 알려주는 듯 하지만 여기에는 숨은 의도가 있다. 대만을 상징하는 창천백일기를 흔들어 논란에 휩싸인 쯔위의 첫 공식행사 속 모습을 공개해 그녀는 '그들만의 영웅'으로 만들려고 한 것.


앞서 쯔위는 카메라 앞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 영상에서 "중국은 하나 밖에 없으며, 해협양안(항상 대륙과 대만을 표시하는 어휘)이 하나며, 전 제가 중국인임을 언제나 자랑스럽고 여긴다"고 밝혔다. 16세의 어린 소녀가 중국과 대만 양 측의 입장에 휘둘려 강제적인 사상검증을 당한 것이다.

이날의 사과는 쯔위 본인은 물론, 트와이스 다른 멤버들의 활동에도 악영향을 끼치지 않기 위한 선택이었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쯔위의 직접 사과는 지나친 감이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 또한 창천백일기를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기를 원했기에 이뤄진 행동이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 언론이 잠입까지 해가며 쯔위를 취재한 것은 무례함의 극치다. 중국과 대만 양 쪽 사이에서 한 소녀를 옴쌀달싹 못하게 했던 지난 행위에 이어 쯔위인지 인식조차 안되는 화질로나마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담으려 했던 건 '애정'이 아니라 '폭력'이다.

쯔위가 보여준 일련의 말과 행동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든 당사자가 이 사안과 관련된 논란의 확산을 원하지 않고 있다. 중국과 대만은 앞으로 얼마나 더 쯔위를 쥐잡듯 잡을 셈인가.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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