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diary] 지리산에서 백두산까지…병풍처럼 펼쳐진 백두대간

입력 2016-05-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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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봉선의 강산여화’ | 문봉선 저 | 수류산방

그림 한 점의 길이가 세로 1미터, 가로 150미터나 되는 대작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시간과 주제, 근기 등 공력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한국화가 문봉선은 최근 그 힘든 작업에 낙관을 찍고 ‘옥동자’를 세상에 내보냈다. 백두대간 1625km의 산수를 그린 ‘강산여화’가 그것이다. 그는 ‘강산여화’를 완성하기 위해 2010년부터 백두대간을 걷고, 오르고 또 걷고 올랐다. 그리고 그 풍광을 산수화로 그려 화폭에 오롯이 담았다. 3년의 성상을 그곳에 묻고서야 가능했다. 문 작가는 최근 서울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둘레길에서 ‘백두대간 와유’라는 제목으로 특별전을 열어 감동을 주고 있다.

‘문봉선의 강산여화’는 대작 ‘백두대간 와유’ 특별전의 작품을 10분의 1로 줄여 만든 도록 형식의 책이다. 각각 8폭 병풍의 형식을 띠며 15권과 머리말, 맺음말 등 총17권을 1책으로 묶었다. 각 한 권씩 뽑아 펼치면 지리산에서 백두산까지 이어진 백두대간의 산수화가 병풍처럼 펼쳐진다. 앞면에는 백두대간 영봉들의 전경과 작가의 해제가, 뒷면엔 전경 중 부분을 확대한 그림이 이어진다. 디자인이 독특하다. ‘북 디자인의 명가’인 수류산방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8만5000원이라는 책값이 비싸지 않게 느껴진다. 이 책 한 권이면 집안에 그림을 걸어놓은 채로 안방에 뒹굴뒹굴 누워 눈과 마음으로 백두대간을 감상할 수 있다. 사족. 문 작가는 누구에게나 ‘한 폭의 그림 같은 인생’이기를 기원하며 소동파의 ‘적벽회고’의 한 구절을 따 ‘강산여화(江山如畵)’라는 작품명을 붙였다고 한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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