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무대 뒤에서 만난 개그맨들

입력 2016-07-30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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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개그콘서트에 코너 ‘아재씨’. 사진제공|KBS

TV 개그프로그램에 대한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그럼에도 10%내외의 준수한 시청률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KBS 2TV ‘개그콘서트’의 제작 현장은 생각보다 치열했다.

‘개그콘서트’ 31일 방송 분의 녹화가 진행되던 27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 대기실은 쉴 틈 없이 움직이는 개그맨들로 북적였다.

첫 무대였던 코너 ‘이럴 줄 알고’를 마친 개그맨 박영진은 대기실에서 머리를 말리며 금세 ‘아재씨’ 복장을 갈아입고 있었다. 와이셔츠도 단추 대신 ‘찍찍이’로 만들어졌다. 구두에 녹차가루를 뿌리며 머리를 털면서 그는 바삐 분장실로 향했다.

박영진은 “오늘따라 더 많이 바쁜 것 같다. 녹차가루는 아재의 모습을 더 잘 표현하려고 구두에 뿌리고 있다”며 웃었다. 10여분 뒤 올라갈 다음 코너를 부랴부랴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대기실에서 계속해서 대사를 연습하며 함께 입을 맞추는 개그맨들의 표정에는 비장함이 묻어났다. 반면 녹화를 끝낸 개그맨은 다소 여유롭게 자신의 개그를 되돌아보고 남은 녹화현장을 지켜봤다.

이날 녹화를 마친 개그맨 김기열은 대분장실 쇼파에서 남은 녹화무대를 시청했다. 그는 “끝나고 나면 홀가분한데 관객들의 반응이 좋을 때는 기분 좋게 남은 녹화현장을 본다. 관객들이 안 터지면 찜찜하게 보는데 함상 찜찜한 것은 왜일까요”라며 웃었다.

개그맨 이세진은 바람잡이로 코너와 코너 사이 관객들의 호응을 이끈다. 이세진은 “너무 신인이지 않고 행사경험이 많은 개그맨이 바람잡이로 나선다”며 “항상 낮은 자세로 열심히 좋은 무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날 공개 무대를 찾은 관객 곽성지(24) 씨는 “TV에서 볼 때보다 녹화현장에 와서 보니 새롭게 느껴졌고 더 재밌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1999년 이후 꾸준하게 개그프로그램 위기설이 나오고 있지만 현장에서 본 개그맨들의 열정만큼은 변하지 않은 모습들이었다.

스포츠동아 이경후 기자 thiscas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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