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성년①] 걸그룹 센터史, 비주얼→가창력→둘 다 되네

입력 2017-01-0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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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SES ‘유진’-핑클 ‘이효리’-원더걸스 ‘선예’-소녀시대 ‘태연’-트와이스 ‘나연’-여자친구 ‘신비’. 동아닷컴DB

■ 걸그룹 탄생 20년 기회 <하>

● ‘센터’로 본 변천사

1997년 여성 3인조 S.E.S가 데뷔한 이후 가요시장은 올해 ‘걸그룹 탄생 20년’을 맞는다. S.E.S와 이듬해 데뷔한 핑클을 1세대로 내세워 올해까지 20년의 역사를 지닌 걸그룹은 진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다. S.E.S 데뷔 10년 뒤 2007년 원더걸스와 소녀시대가 2세대를 열었고, 트와이스와 여자친구는 2016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내며 새로운 세대를 시작했다. 스포츠동아는 ‘걸그룹 20년’을 2회에 걸쳐 조명한다. 1∼3세대 대표 걸그룹의 멤버를 조합한 가상의 ‘드림팀’을 통해 케이팝 걸그룹의 미래상(像)을 내다본 데 이어 <하>편에서는 걸그룹 변화상과 그 성과를 소개한다.


1세대 S.E.S 유진·핑클 효리 비주얼 담당
2세대 소시 태연·원더걸스 선예 가창력 굿
3세대 걸그룹은 외모+가창력 센터의 기본

걸그룹 멤버라면 누구나 ‘센터’(CENTER)를 꿈꾼다. 그렇다고 아무나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센터는 말 그대로 해당 그룹의 ‘중심’이자, 무대에서 정 가운데에 서는 멤버를 가리킨다. ‘꽃 중의 꽃’이라는 뜻으로도 쓰일 정도로 중요한 역할이다.

멤버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센터는 시대를 달리하면서 그 역할도 조금씩 변화했다. 처음엔 외형적으로 눈에 띄는 ‘비주얼’ 담당이 센터를 차지했다면, 진화를 거듭하면서 비주얼은 기본, 보컬 실력 등 다양한 방면에서 뛰어난 멤버가 나선다. 1세대 S.E.S와 핑클부터 2세대 원더걸스와 소녀시대, 3세대 트와이스와 여자친구에 이르기까지 변천사는 이들 센터들의 모습을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다.


● 1세대…비주얼

S.E.S(바다·유진·슈)의 센터는 유진, S.E.S와 양대 산맥을 이룬 핑클(이효리·성유리·이진·옥주현)에서는 이효리였다. 두 멤버만 보더라도 당시엔 소위 ‘외모’로 센터를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인 걸그룹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외모로서 가장 눈에 띄는 멤버가 돋보여야 그나마 주목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데뷔 당시 유진은 할리우드 배우 올리비아 핫세를 닮은 미모로 유명했고, 재미동포(괌 출신)로 유창한 외국어까지 선보이면서 뭇 남성 팬들에게 가장 인기를 받았다. 이효리는 귀여운 눈웃음으로 크게 어필했고, 남성팬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았다.


● 2세대…가창력 우선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로 대표되는 2세대 걸그룹에서 그 변화의 움직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쁘고 청순함을 내세운 걸그룹이 잇따라 나오면서 변별력이 떨어졌고, 그동안 중시됐던 외모가 크게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일명 ‘외모’를 담당하는 멤버는 따로 있고, 보컬 실력이 뛰어난 멤버들이 센터를 차지하게 됐다.

원더걸스 멤버 선예는 연습생 시절부터 보컬 레슨을 담당할 정도로 소문난 실력가다. 박진영이 원더걸스를 처음 만들 때도 선예를 가장 먼저 멤버로 정하고, 차례로 다른 멤버들을 투입했다.

소녀시대의 태연도 멤버가 9명이나 되는 그룹 안에서 가장 뛰어난 보컬 실력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 획일화한 걸그룹 결성 과정에서 벗어나 자신들만의 특색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 3세대…비주얼+가창력

3세대에 이르면서 걸그룹의 완성체가 이루어졌다. 외모와 더불어 가창력까지 겸비한 멤버들이 센터로 오면서 하나만 잘 해서 되는 시대가 지났음을 알렸다. 다재다능한 끼를 가진 멤버가 그룹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덕분에 ‘센터’ 본인은 물론 그룹의 이미지까지 향상시킬 수 있었다.

트와이스의 나연과 여자친구의 신비가 그룹 멤버 가운데 가장 돋보일 수 있었던 것도 발군의 미모와 함께 보컬 실력을 겸비해서다. 일부에서는 외모가 절대적인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리더와 달리 그룹의 중심을 잡고 나아가 그룹의 이미지까지 상승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센터’ 선정은 중요한 사항 가운데 하나로 여전히 꼽힌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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