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메탈리카, 또 한 번 한국에 내린 ‘메탈의 축복’

입력 2017-01-12 13: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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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리카, 사진제공=A.I.M

메탈리카의 공연실황을 뮤지컬 영화로 각색한 '메탈리카 스루 더 네버(2013)'를 보면, 낡은 차량을 끌고 스타디움에 들어온 남성이 "메탈리카!"를 외치며 방방 뛰는 장면이 나온다.

비록 고척돔 주변의 지옥같은 교통체증과 열악한 주차 시설은 이 장면을 실제로 재현할 수 없게 만들었지만, 메탈리카의 내한공연을 보기위해 고척돔을 찾은 관객들의 마음만큼은 이와 똑같지 않았을까 싶다.

메탈리카의 네 번째 내한공연이자, 세 번째 단독공연이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약 3년 6개월만에 한국에 강림한 메탈히어로를 영접하기 위해 고척돔에는 1만 8000여 관객들이 운집했고, 이들은 스래쉬 메탈의 인도에 따라 낮을 탈출해 밤으로 향했다.

이들의 공연 자체가 어땠는지를 운운하는 건 사실 큰 의미가 없어보인다. 메탈리카라는 브랜드가 주는 신뢰도는 락과 메탈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나이가 들 수록 오히려 힘이 더해가는 듯한 제임스 햇필드의 파워풀한 보컬과 묵직하게 작렬하는 커크 해밋의 다운피킹, 해머로 내리치는 듯한 라스 울리히의 드러밍, 심장박동을 더욱 강하게 뛰게 하는 로버트 트루히요의 베이스는 '왜 메탈리카인지'를 절실히 느끼게 해줬다.

여기에 전세계를 통틀어 현존하는 가장 유명한 밴드인 메탈리카의 공연은 실제 메탈리카의 팬이든, 팬이 아니든, 공연을 관람하는 것 자체가 역사의 순간을 함께 했다는 의미가 부여된다.

메탈리카, 사진제공=A.I.M


고척돔이 아니라 산골짜기에서, 싸구려 스피커와 확성기를 들고 공연을 한다고 해도 메탈리카라면 수천, 수만명이 모이는 이유이다.

돔구장의 특성으로 인해 발생한 사운드적인 문제나, 스탠딩 구역 구분 등의 문제를 지적한 목소리도 있었지만, 공연 자체는 결국 '믿고 보는 메탈리카'라는 한 마디로 정리됐다.

공연 외적인 부분에서는 몇가지 재미있고 눈여겨 볼만한 기록을 추가했다.

일단 누적 10만 관객을 기록하며 해외아티스트 최다 관객 동원기록을 가지고 있는 메탈리카는 이날 공연으로 1만 8000여 명을 추가하며 이 기록을 더욱 늘려갔다.

또 고척돔에서 단독공연을 개최한 최초의 해외 아티스트라는 타이틀은 물론이고, 국내외를 통틀어 고척돔에서 단독 공연을 개최한 최초의 밴드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당연히 국내 실내 공연장에서 열린 단일 공연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해외 아티스트의 자리 역시 메탈리카의 몫이 됐다.

현재 고척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 아티스트는 엑소와 방탄소년단, 빅뱅, 싸이까지 단 4팀 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메탈리카의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알 수 있다.

더불어 무대 중앙에 설치된 가로 28M, 세로 9M의 초대형 5단 LED 등의 무대 장비 역시 '역대급'으로 손꼽을만큼 대단한 위용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이번 공연에도 어김없이 울려퍼진 메탈리카의 대표곡 '꼭두각시의 왕(마스터 오브 퍼펫츠·Master of Purppets)'은 국정농단 사태로 시끌벅적한 국내 사정과 절묘하게 어울리며, 팍팍하고 한숨만 가득한 생활에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이것만으로도 이날 공연을 관람할 이유가 되기 충분했다.

메탈리카, 사진제공=A.I.M


▶이하 셋리스트

1. Hardwired
2. Atlas, Rise!
3. Sad But True
4. Wherever I May Roam
5. The Unforgiven
6. Now That We're Dead
7. Moth Into Flame
8. Harvester of Sorrow
9. Halo on Fire
10. The Four Horsemen
11. One
12. Master of Puppets
13. For Whom the Bell Tolls
14. Fade to Black
15. Seek & Destroy
-Encore
16. Battery
17. Nothing Else Matters
18. Enter Sandman

고척돔 |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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