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연석 “한석규 선배, 내 연기 사부님”

입력 2017-02-0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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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은 연기를 시작한 지 어느 덧 10년을 훌쩍 넘겼다. “햇수는 중요하지 않다”는 그는 “연기를 좋아해 시작했던 데뷔 때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자신과 쉽게 타협하지 않는다. 사진제공|킹콩엔터테인먼트

■ ‘낭만닥터’ 연기 호평 유연석

여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도움 줘
신인의 자세로 연필 물고 발음 연습
운 좋아 보물같은 캐릭터 많이 만나


지금 제대로 된 길을 걷고 있는지 끊임없이 자문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당장 눈앞에 해야 할 일들이 놓여 있어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거나 앞을 내다보는 건 좀처럼 어렵다. 하지만 연기자 유연석(33)은 묻는다. 10여년 전 연기를 시작했을 때처럼 “지금도 좋아하는 일이 맞느냐”고. 그럴 때마다 가슴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어김없이 “하고 싶다”이다.

지난해에는 특히 더 묻고 또 물었다. 2015년 드라마 ‘맨도롱 또동’ 이후 1년 5개월 만인 지난해 말 ‘낭만닥터 김사부’에 출연하기 위한 신중함의 의지였다.

“어릴 때부터 연기자가 꿈이었다. 연기를 정말 좋아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게 돼 행복하다. 하지만 10년 넘게 연기를 해오면서 늘 이를 자각하기 위해 질문을 던진다. ‘만약 연기를 못하게 되면 어떨까’라고도.”

그래서였을까.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낭만닥터 김사부’에 임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유연석의 재발견’ ‘유연석을 위한 캐릭터’ 등 연기력을 호평하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그의 열연에 힘입어 드라마도 30%(닐슨코리아)에 가까운 시청률로 16일 종영했다.

드라마 촬영을 시작하고부터 마지막까지 약 3개월은 유연석에게 많은 깨달음을 안겼다. 첫 드라마 ‘종합병원2’(2008) 출연 당시를 떠올린 그는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후배들을 보니 풋풋하더라. 열정은 나도 그들 못잖게 어마어마했다”고 웃으며 “‘종합병원2’ 때 의학용어 등을 적으며 공부했던 노트를 꺼내보면서 마음을 다시 다잡았다”고 말했다.

극중 수술 실력이 뛰어나고 할 말은 하는 정의로운 의사 강동주를 연기하기 위해 신인의 자세로 준비했다. 응급상황에서 막힘없이 대사를 소화해야 해 “나무젓가락”과 “연필”을 물고 발음 연습도 했다.

배우 유연석. 사진제공|킹콩엔터테인먼트


인생의, 연기의 ‘사부님’을 만나기도 했다. 2014년 영화 ‘상의원’ 이후 한석규와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유연석은 “눈동냥”을 마음껏 했다. 영화와 달리 드라마에서는 눈을 마주하는 장면이 많아 교감할 기회가 더 많았다.

“진짜 어느 순간 사부님이 되어 계시더라. 하하! 연기에 대해 같이 고민해주고, 무서운 카리스마가 아닌 편안하고 인자함으로 이끌어주셔서 많은 것을 배웠다. 초반보다 여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셨다.”

한석규는 물론 서현진, 임원희, 진경, 김홍파 등 출연자들과 제작진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묻어났다. 대부분 촬영이 세트에서 진행돼 살을 부대끼며 지낸 기간도 길었다.

유연석은 자신의 극중 캐릭터와 이별하기가 아직은 어색하기만 하다. 많은 팬들이 2013년 방송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속 칠봉이에 대해 ‘인생 캐릭터’라며 놓아주기 싫었던 때와 같은 마음이다.

유연석은 “연기자가 시청자에게 한 인물을 각인시키기 쉽지 않은데 칠봉이에 이어 동주까지 좋게 봐주셨다. 너무나 큰 행운”이라며 “저 스스로는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인정받은 것 같아 더욱 기분이 좋다”고 했다.

“많은 분들이 저를 보고 떠올리는 캐릭터를 억지로 버리려 하지는 않는다. 이미지가 제한되지 않느냐는 우려를 하지만 저에게는 하나하나 보물 같은 존재다. 앞으로 보물을 더 많이 쌓아가도록 노력하겠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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