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현 “‘안단테’로 이제 반걸음…물흐르듯 오래 가고파”

입력 2017-09-09 08: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배우 이예현.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신인 연기자 이예현(22)은 이제 “반걸음”을 뗐다. 24일 첫 방송하는 KBS 1TV 드라마 ‘안단테’를 통해 시청자와 처음으로 만난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순간인 만큼 방송 날짜를 기다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설렌다. 고교시절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던 소녀가 어느 순간 연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학창시절 특별히 꿈이 없었던 그는 이제 연기 밖에 모른다.

이예현이 연기에 빠지게 된 결정적 계기는 영화 ‘마릴린 먼로와 함께 한 일주일’이다. TV에서 우연히 영화를 본 그는 “연기가 캐릭터를 이렇게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구나”를 느꼈다. 이러한 감정이 낯설면서 신기했다. 이후 이예현은 영화를 보고 또 봤다.

“제가 연기자를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고교 때는 음악을 좋아해 노래만 불렀다. 곧잘 했다. 그렇다고 가수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하! 연기자로서 끼가 많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잘 하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

이예현은 “연기자라는 직업이 잘 맞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부족함을 알고 개선할 수 있는 의지로 “연기를 잘 해내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부모는 외동딸의 결정을 믿어준다. 고교 졸업 후 일찌감치 대학 진학을 포기했던 그가 연기가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4개월 동안 입시를 준비해 서울예술대학교 연기과에 합격하는 결과를 만들었기에 딸의 열정을 응원한다. 외할머니는 “그렇게 힘든 것을 왜 하느냐”고 손녀를 걱정하지만 홀로 해내는 모습이 대견하다.

이예현은 “대학을 간다고 하지 않았을 때 부모님이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며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응원을 많이 해주신다”고 말했다.

주변의 응원에 이예현은 힘이 솟는다. “외향적이지 않은 성격도 ‘안단테’를 촬영하며 변화했고, 연기자의 끼가 조금씩 생긴 것 같다”며 미소 짓는다.

‘안단테’에 이예현은 엑소 카이가 연기하는 이시경의 동생 이시영으로 출연한다. 오빠를 쥐락펴락하는 당찬 인물로, 할 말 다하며 울고불고 따지는 안하무인의 성격이다.

“실제 저는 불가능한 행동이다. 하하! 초반에는 이러한 면을 제 안에서 억지로 끄집어내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 캐릭터가 익숙해지더라. 연기하면서 ‘나한테도 이런 면이 있구나’라고 놀랐다.”

연기로 쾌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 지점에 오기까지 힘든 과정을 거쳤다. 혼나기도 일쑤 눈물도 많이 흘렸다. 제작진이 요구하는 대로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신이 싫었다. 경험이 많지 않아 모든 게 낯설어 적응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이예현은 “다른 분들은 제작진이 말하지 않아도 척척 하는데 저는 아니었다. 화면에 잘 잡히도록 동선을 맞추는 게 가장 어려웠다. 요령이 없다보니 제작진분들도 굉장히 답답했을 것이다”고 웃었다.

두 달의 짧은 촬영 기간 동안 사회의 ‘매운’ 맛도 봤다.

“저에게는 첫 사회생활이었다. 연기자이기 때문에 연기가 물론 중요하지만, 연기자로서 사람과의 유대관계에서는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외향적 성격과 친화력의 중요성을 알았다. 다음 작품에서는 연기도 잘하고 현장에서 더욱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겠다.”

이예현은 완벽주의자를 꿈꾼다. 이 단어는 “겁이 많다”라는 의미로도 풀이될 수 있다. “철저히 준비를 하지 못하면 시작을 못하는 스타일”이다. 연기에 있어서도 준비가 완벽하지 못하면 현장에서 바로 티가 나기에 의욕만으로는 출발선에서 발을 떼지 않는다.

“이제 막 반걸음 나갔다.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고 물 흐르듯 오래 연기하고 싶다. 연기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차선책을 두면 저도 모르게 마음이 그쪽으로 향할 수 있기에 저는 오로지 연기만 생각하고 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