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박해일 vs 유해진·윤계상, ‘말’의 대결

입력 2018-03-31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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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랏말싸미’의 송강호(상단 왼쪽)와 박해일(상단 오른쪽)-‘말모이’의 유해진(하단 왼쪽)과 윤계상(하단 오른쪽). 스포츠동아DB·동아닷컴DB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우리말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야말로 ‘말’ 대결이다.

배우 송강호와 박해일이 영화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제작 영화사 두둥)의 주연으로 나선 가운데 유해진과 윤계상이 영화 ‘말모이’(감독 엄유나·제작 더램프)에서 뭉친다.

저마다 극의 배경과 소재는 다르지만 우리말과 관련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드라마틱한 소재의 상업영화이지만 저마다 우리말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송강호와 박해일의 ‘나랏말싸미’는 훈민정음 창제에 감춰진 이야기를 그린 사극이다.

수없이 봐온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야기가 굳이 다시 영화로 만들어지고, 거기에 ‘티켓파워 1위’의 배우 송강호가 참여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백성을 위해 자신의 전부를 걸고 훈민정음에 몰두한 왕, 그를 도와 글을 만들었지만 역사에는 기록되지 못한 승려 신미의 이야기가 묵직하게 그려진다.

세종대왕은 송강호가, 승려 신미는 박해일이 각각 맡고 하반기 본격 촬영을 시작한다.

유해진과 윤계상이 나선 ‘말모이’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다. 조선어 사전 편찬을 위해 전국을 돌면서 비밀리에 조선말을 수집한 두 남자의 이야기다.

주시경 선생의 주도로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 정책에 맞선 조선어학회가 우리나라 최초의 우리말 큰사전인 말모이 원고를 만든 과정을 담은 실화를 담는다.

송강호·박해일이 한글의 시작을 알린다면, 유해진과 윤계상은 사라질 위기에 처한 한글의 수호자로 나서는 셈이다.

영화 ‘괴물’에서의 송강호(상단 가운데)와 박해일(상단 맨 오른쪽)-‘소수의견’에서의 유해진(하단 왼쪽)과 윤계상(하단 오른쪽). 사진제공|쇼박스·시네마서비스


우리말에 얽힌 이야기를 펴내는 각각의 배우가 맺은 인연도 눈길을 끈다. 오랜 협업으로 끈끈한 신뢰를 다진 배우들의 재회라는 사실에서 관객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송강호와 박해일은 영화 ‘살인의 추억’과 ‘괴물’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이다. 함께할 때마다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왔던 만큼 시선을 떼기 어렵다.

이에 더해 ‘나랏말싸미’의 여주인공인 전미선 역시 ‘살인의 추억’ 출연 배우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들의 재회는 의미심장하다.

유해진과 윤계상은 신뢰가 두터운 관계다.

2015년 개봉한 ‘소수의견’을 함께한 두 배우는 당시 흥행 면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평단의 호평 속에 실력을 재확인시켰다.

무엇보다 선배 유해진을 향한 윤계상의 믿음도 상당하다. 3년 만의 재회인 ‘말모이’를 통해 다시 한번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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