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역사에 큰 사건으로 남겼던 IMF 경제 위기를 소재로 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그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각기 다른 모습을 담아서, 공감과 더불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부분까지 이야기를 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작품. 여기에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그리고 뱅상 카셀까지 초호화 캐스팅 라인업까지 더해져 2018년 하반기 기대작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주연배우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그리고 연출을 맡은 최국희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김혜수는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캐릭터에게 ‘원칙’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초지일관 원칙으로 움직이는 인물이, 좀 더 많았다면 그 시대를 살아낸 우리들의 현재는 어땠을까 생각하게 됐다. 신념과 소신이 일치하는 캐릭터에 매료됐던 것 같다”라고 이 작품을 선택했던 이유를 말했다.
유아인은 “배우로서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건 많지 않다. 이번에 맡은 캐릭터는, 여러분들이 알고 계시는 유아인이라는 배우가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하며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오랜만에 스크린 속 주연배우로 복귀한 허준호는 “나를 캐스팅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랜 만에 돌아왔는데, 이 작품에서 비중 있는 역할로 믿어줘서 감사드린다. 지금 떨린다. 10년 만에 다시 영화로 제작보고회도 하는 자리라, 정말 기분이 좋고 감사하기만 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그리고 뱅상 카셀까지의 환상적 캐스팅에 대해 최국희 감독은 “여기 계신 분들만 해도 꼭 한 번 작업해보고 싶었던 배우들이었다. 한꺼번에 만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했다. 현장에서도 감탄하면서 즐겁게 작업했다. 뱅상 카셀의 팬이다. 초기 작품을 좋아한다. 추운 겨울날 오셨는데, 열정적으로 프로페셔널 하게 작업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좋은 배우들과 작업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혜수는 “조우진 씨와 연기로 부딪히는 장면이 많았다. 연기 불꽃을 봤다. 이미 다채로운 모습을 잘 해내는 걸 우리가 목격했지만, 실제 배우에게 정말 잘 하는 좋은 배우와 함께 연기하는 기회는 쉽지 않다. 정말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 우리 현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이상적 시너지를 발현하는 순간이 많았다. 우진 씨 덕을 내가 많이 봤다. 정말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가 마음을 주고 싶지 않은 인물임에도, 조우진의 연기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고 조우진의 연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조우진은 “너무 감개무량하다. 김혜수 선배님께 받은 에너지가 넘쳐 흘렀다. 늘 흥분된 상태에서 왔다. 매일 아침에 촬영장 가는 길이 행복하고 즐거웠다. 건강한 긴장 상태가 유지됐다고 생각한다. 같이 연기할 때 어떻게 비유할까 고민했는데, 신나게 테니스를 치는 느낌이었다.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마음이었다. 그런 마음을 얻게 해주신, ‘갓혜수’ 김혜수 선배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유아인은 시나리오에 대해 “정말 재밌게 읽었다. 글을 잘 읽는 편이 아닌데, 처음부터 끝까지 재밌게 몰입을 했다가 화가 나기도 했다. 이야기가 흘러가는 맥락이 주는 재미에 흠뻑 빠져서 읽을 수 있는 시나리오였다”고 말했고, 도 김혜수는 “다른 시나리오와 많이 달랐다. 처음 받았을 때 IMF가 일어나기 전 일주일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게 매혹적이었다. 피가 거꾸로 역류하고 맥박 수가 빨라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97년 당시에 성인이었는데, 나는 몰랐던 이야기였다. 외환위기 당시에 실제로 대책팀이 비공개로 운영됐다는 기사 한 줄에서 시작된 이야기였는데, 시나리오를 보면서 흥분이 돼서 검색을 하면서 봤다.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없을까를 판단하기도 전에 ‘이 영화는 반드시 만들어져야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최국희 감독은 이번 영화의 연출을 맡은 이유에 대해 “1997년이 현대 사회에서 큰 변곡점이 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특히 IMF 협상은 지금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긴박했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긴박했던 순간, 97년을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경제 전문가로 변신한 김혜수는 “어려웠다. 평소에 자주 들어보지 못했고, 뉴스에서 듣는다고 해서 제대로 인식되지 않은 단어들을 일상적으로 해야 하는 인물이었다. 처음에는 소리를 내서 읽으면 우리말로 쓰였는데도 발음이 안 되더라. 어려웠다. 그리고 이 말을 나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들로 대체하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었다. 초반에서는 그 용어를 이해하려고 수업을 듣기도 했다. 리딩 작업을 통해서 그 말들이 익숙해지도록 연습을 많이 했다”고 준비 과정에 대해 말했다.
김혜수는 이번 영화로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바에 대해 “정직하게 위기를 대면하는 마음의 준비는 돼있는가, 요행을 바라거나 정직하지 않은 방식으로 풀어가려고 할 때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많은 분들이 한 번쯤 내 삶을, 또 사회 전체 문제로 환기시키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 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배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11월2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