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의 낭군님’ 남지현이 말한 #도경수 #로코 #모태솔로
‘드라마는 까(시작해) 봐야 안다’고 했던가.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 연출 이종재)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작이다. 잘 돼야 3%라고 생각했을 제작진과 출연진의 기대를 뛰어넘어 5배의 가까운 시청률(16회, 14.4%)로 종영했다. ‘사극 불모지’ tvN 편성, 캐스팅 난항, 100% 사전제작 등 차고 넘치는 위험요소에도 상상 그 이상의 흥행 성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2016년 ‘또 오해영’(최종회, 10.6%)이 기록한 tvN 월화극 역대 최고 수치를 갈아치운 것은 물론 역대 tvN 드라마 중 네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덕분에 작품을 마친 남지현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하다.
“첫 방송 시청률을 보고 너무 놀랐어요. 워낙 고전하는 자리(편성)라서 우리도 이렇게까지 시청률이 잘 나올 거로 생각하지 못했어요. 첫 회 시청률로 3%정도를 예상했는데, 5%가 나왔어요. ‘이거 뭐지?’ 싶더라고요. 그 뒤로도 시청률은 계속 올랐어요. 그래서 제작진과 배우들이 ‘아! 우리는 예측하면 안 되는구나’ 했어요. 항상 빗나가니까요. 행복하기도 하고 얼떨떨해요. 그렇다고 막 10%대라는 시청률이 체감되는 건 아니에요. 사전제작이었잖아요. 찍으면서 느끼는 분위기가 있는데 이번에는 그게 없었어요. 그래도 신기하고 감사해요. ‘백일의 낭군님’을 사랑해주신 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백일의 낭군님’이 사전제작이라서 긴장도 많이 하고 걱정도 많이 했어요. 제가 어느 정도 잘 연기해야 감독님과 후반 작업팀이 잘 만들 수 있잖아요. 물론 본편에 대한 설렘도 있었고요. 방송을 보니 생각보다 전개가 빠르더라고요. 시청자들이 따라올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어요. 오히려 그 점을 더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다만 아쉬운 점은 제 연기예요. 보통 초반 방송에 대한 모니터를 한 뒤 피드백을 통해 연기를 고치는 편인데 이번에는 사전제작이라 그게 불가능했어요. 현장에서 모니터한다고 해도 최종 편집을 보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다음에 또 사전제작 작품을 하게 된다면, 그 점을 고려해서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번 작품에서 제 연기에 점수를 주자면 65점(작품에는 80~90점)을 주고 싶어요. 부족함을 느꼈어요.”
배우로서 참모습이 이런 것일까. 남지현은 자만보다 반성이 먼저다. 고칠 점을 분명히 짚고 넘어간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도 분명히 감아둔다. 극의 중심 배경인 ‘송주현’에서 함께 배우들과의 추억은 남지현에게 평생 잊지 못할 기억들이라고.
‘송주현’ 향수병에 걸렸다는 남지현은 SNS 계정을 통해 배우들과의 추억을 틈틈이 공유하고 있다. 그 안에는 상대배우인 도경수(엑소)도 함께한다. 남지현은 도경수에 대해 “또래와 연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작 상대 배우들은 나이 차이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친구 같이 편안하게 연기했다”며 “도경수 씨가 출연한 작품을 모두 봤었지만, 실제로 어떻게 연기하는 궁금했다. 그런데 진짜 잘 하더라. 바쁜 일정에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를 최대한 집중해서 하더라.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고, 나 역시 도울 수 있는 한 돕고 싶었다. 서로 많이 도와주면서 연기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도경수가 연기자로 이미 안착한 상태지만, 그는 ‘아이돌 세계’에서는 슈퍼스타. 로맨스 연기를 해야 하는 남지현에게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남지현은 무덤덤했다.
“‘로코’를 노리고 ‘로코’만 했던 것은 아니에요. 스무 살 때 ‘가족끼리 왜이래’를 통해 성인 연기를 시작했는데, 가장 잘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는 캐릭터를 찾아가는 데 장르가 비슷해진 거 같아요. 그 뒤로 세 작품을 연속 ‘로코’를 하게 됐어요. ‘백일의 낭군님’은 이전 작품들의 모음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16부 안에 초반, 중반, 후반 커플의 분위기가 전부 다르게 나오는 작품이 흔하지 않아요. 초반에는 미운 정이 쌓이다가 중반 들어 알콩달콩하고 생이별해요. 애절한 정통 멜로가 펼쳐져요. 사극이라는 점에서도 흔치 않아요. 이런 복합적인 것들을 잘 표현하려고 했어요. 이전에 했던 모습은 초·중반에 보여주려고 했고, 중·후반에는 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남지현은 이전에도 그랬듯 여전히 털털하고 엉뚱하다. 배우로서 욕심도 많다. 그렇기에 차기작은 조금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다. 그는 “지금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반대되는 느낌이 정확한 표현이겠다. 진지하면서도 차갑고 어두운 느낌의 캐릭터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조금 달라진 남지현을 기대주셨으면 한다”고 ‘로코요정’의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매니지먼트 숲·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