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슬의생’ 조정석 “♥거미, 항상 모니터…노래 부담 NO”
배우가 한 드라마에서 본인이 가진 모든 장점을 모두 드러내기란 쉽지 않다. 성공한 드라마란 각 캐릭터의 조화 아래 이뤄지는 만큼 한 인물이 과도하게 부각되는 건 작품의 독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에 배우 조정석과 그가 속한 tvN 2020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그 어려운 것들을 해냈다. 특히 조정석은 이익준을 통해 코믹 연기는 물론, 음원 차트 1위까지 거머쥐며 그가 가진 장점을 시청자에게 선물 꾸러미 마냥 풀어놨다.
Q. 이 작품에서 코믹한 장면이 참 많았다. 이익준의 익살스러움 때문에 코믹 연기에 대한 부담이 있었을 텐데.
코미디는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으면 절대 못 웃기는 것 같다. 내 감정에 대한 확신을 갖고 연기를 해야 하는 것처럼 코미디 또한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보다 나만의 확신이 있어야 한다. 매회 차, 매 장면마다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을 많이 했었고 그렇게 작은 장면 하나에도 고민을 더하면서 이익준 캐릭터를 만들어 갔다.
또 이익준 자체가 설정이 너무나도 완벽했다. 익준은 슬픈데 갑자기 노래를 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노래를 하다가 울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런 표현의 폭이 너무나도 넓은, 또 제가 상상하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캐릭터여서 더 재미있게 잘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
Q. 극중 밴드 장면을 통해 노래 실력이 화제가 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가 있다면?
뮤지컬 경험이 있어서 극 중에서 노래를 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그런데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같이해야 하는 부분은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는 ‘내 눈물 모아’이다. 원곡을 부른 故 서지원 님의 팬이기도 하고 예전부터 이 노래를 정말 좋아했었다. 예전에 제가 한 20살 초반쯤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 우연히 출연하게 돼서 ‘내 눈물 모아’를 불렀었는데 이 곡으로 월장원을 했던 추억이 있다.
Q. 99즈의 밴드 합주도 매회 화제가 됐다. 처음 이 설정을 들었을 때의 소감과 연습 과정은 어땠는지?
처음에 다섯 명이 의사인데 밴드도 같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설정이 너무 흥미로웠다. 또 초반에는 밴드를 하면서 노래와 연주를 함께 해야 한다는 게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연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고, 모든 배우들이 함께 실력이 늘어가면서 본능적으로 너무 재미있다고 느낀 것 같다. 밴드 곡 중 가장 힘들었던 곡은 ‘어쩌다 마주친 그대’인데, 이 곡은 기타 연주를 굉장히 리듬감 있게 소화하며 노래를 해야 하는데, 또 노래 자체도 어려워서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다.
Q. 이번에 OST에도 참여해 ‘아로하’로 음원 차트 1위까지 올랐다. 소감을 말해달라.
정말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 ‘아로하’를 제의받았을 때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편곡된 곡도 너무 좋아서 흔쾌히 참여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고 좋은 성과를 내게 될지 정말 절대 예상 못 했다. 너무 기쁘고 행복하지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저희 드라마의 힘이 아닐까 싶고,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 번 ‘드라마의 힘이 정말 크구나’ 하고 실감했다.
특별한 준비를 하기보다는 ‘아로하’를 포함해서 드라마에서 부른 모든 노래를 극의 분위기에 맞게 부르고자 노력했다. 각 노래마다 분위기도, 장르도 다 다르다 보니 각 곡에 맞춰 부르려고 했다.
Q. 아내인 거미 씨 역시 OST를 불러 늘 좋은 성적을 냈다. 이번 ‘아로하’ 1위에 대한 반응을 어땠나.
아내는 내 모든 작품을 애청자로서 항상 모니터해 주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내 캐릭터보다 에피소드 하나하나에 빠져서 봤다고 하더라. 이전 작품들에서는 제가 맡은 캐릭터를 조금 더 집중도 있게 봤다면 이번에는 드라마 이야기와 흐름에 집중하며 정말 드라마 애청자로서 지켜 봐줬었다. 또 ‘아로하’는 음원이 출시되기 전에 먼저 들려주었는데 계절과 잘 어울리는 곡인 것 같다며 많이 사랑받을 것 같다고 응원해 주었다. 많은 힘이 됐다.
Q. 음원 성적은 물론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작품 선택의 비법이 있나.
우선 매 작품마다 최선을 다하지만 모든 작품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없고 때로는 기대했던 것보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데 이렇게 연이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고 감개무량할 뿐이다.
작품을 선택하는 특별한 비법은 없는 것 같다. 나는 작품 안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고 그 이후의 결과물에 대한 판단과 성과는 관객분들과 시청자들의 선택이다. 그렇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최대한 발휘해서 작품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또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어떤 장르를 구별하지 않고 우선 내가 시나리오를 재밌다고 느끼는 것. 그게 가장 우선적인 기준이 된다.
사진=잼 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