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혜선이 “나를 돌아보게 한 작품”이라며 자신의 첫 주연 영화인 ‘결백’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제공|키다리이엔티
■ 영화 ‘결백’서 카리스마 넘치는 로펌 변호사 변신 신혜선
실화 농약 막걸리 살인사건 모티브
엄마의 무죄 입증 위해 절박함 표현
배종옥·허준호 등과 연기대결 호평
엄마의 무죄 입증 위해 절박함 표현
배종옥·허준호 등과 연기대결 호평
“친화력 좋아보이지만 사실 낯 가려
냉철하지 못해 ‘안정인’ 역 힘들었죠”
냉철하지 못해 ‘안정인’ 역 힘들었죠”
8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신혜선(31)이 성큼성큼 다가와 대뜸 명함 한 장을 건넸다. 법무법인 담 소속 안정인 변호사의 명함이다.
강남구 테헤란로 사무실 주소부터 이메일, 전화번호 심지어 팩스번호까지 적힌 명함의 주인 ‘안정인 변호사’는 다름 아닌 신혜선이 영화 ‘결백’에서 연기한 인물이다. “영화 소품으로 만든 명함인데 인터뷰를 위해 더 인쇄했다”며 밝게 웃는 그에게는 데뷔하고 처음 주연영화를 내놓는 부담이나 책임감보다 기대와 설렘이 묻어났다.
신혜선은 시청률 45%를 달성한 주말극 주연부터 미니시리즈 주인공을 도맡아오다 10일 개봉한 영화 ‘결백’(감독 박상현·제작 이디오플랜)을 통해 스크린까지 넘본다. 신인 때 단역으로 잠깐 출연한 ‘검사외전’ 등 경험이 있지만 인물로 카리스마를 발휘하기는 처음이다.
영화 ‘결백’의 한 장면. 사진제공|키다리이엔티
● 영화 첫 주연…“반성하게 하는 작품”
‘결백’은 과거 상처로 고향 집과 인연을 끊고 지내는 로펌 변호사 안정인이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농약 막걸리 살인사건’ 용의자로 엄마가 지목되자 그의 변호를 맡으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두운 집을 도망쳐 스스로 힘으로 성공한 진취적인 인물이 마음에 들었다”는 신혜선은 “흔히 봐 온 시골 고향집의 분위기와 달리 답답하고 끈적끈적한 공간이 주는 매력도 느꼈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결백’은 저를 계속 반성하게 하고, 돌아보게 만든 영화에요. 잘하고 싶었죠. 그래서 잘했냐고요?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사실 정인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되지 않았어요. 촬영장에 갈 때마다 너무 긴장돼 도망가고 싶을 정도였다니까요.”
말은 이렇게 해도 신혜선은 엄마의 무죄입증을 위해 살인사건의 비밀을 하나씩 파헤치는 과정을 절박함과 뚝심이 어우러진 연기로 표현한다. 엄마 역의 배종옥, 사건에 깊이 연루된 시장 역의 허준호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과 대립하면서도 절대 밀리지 않고 극의 중심을 확실히 잡는다. 덕분에 ‘연기 칭찬’도 많이 듣는 요즘이다.
“칭찬! 아주 좋아합니다. 하하! 칭찬 글은 반복해 읽어요. 그렇다고 칭찬에 제 인생을 걸 정도는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고요. 우리 가족 분위기가 다정하게 조금 오글거리는 말을 해주는 걸 워낙 싫어해요. 오히려 쓴 소리를 많이 하죠. 그래서인지 제가 칭찬을 더∼ 좋아합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연기할 때와 달리 목소리 톤이 높고, 웃음도 많은 데다, 친화력까지 갖춘 신혜선이지만 실제로 그는 “낯가림이 심해 일부러 사람들과 더 어우러지려고 하는 편”이라고 했다. “일하는 현장에서는 억지로라도 선배님들에게 들러붙을 때도 있다”면서도 “깊이 유지되는 인간관계, 진짜 내 모습을 보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했다.
배우 신혜선. 사진제공|키다리이엔티
● “백수 시절 길어,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
신혜선은 이미 촬영을 마친 영화 ‘도굴’ 개봉도 앞두고 있다. 9일부터 주연을 맡은 tvN 사극 코미디 ‘철인왕후’ 촬영에도 돌입했다. 쉬지 않고 작품에 참여하면서 눈코 뜰 새 없는 일정을 소화하지만 “아직도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고 했다.
“연기자가 되고 싶었던, ‘백수’의 시간이 꽤 길었어요. 그에 대한 보상심리라고 해야 하나. 일을 끊고 싶지 않아요. 하하! 아직도 채워지지 않았어요. 드라마를 찍을 땐 체력 한계를 느끼기도 하지만, 하루 이틀만 쉬면 또 몸이 근질거려요.”
2013년 데뷔해 8년간 쉼 없이 달린 덕분에 신혜선은 대중에 각인된 캐릭터들도 여럿 배출했다. 특히 이번 ‘결백’은 가족의 누명을 벗기려는 법조인이란 설정으로 그의 대표작인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맡은 영검사 역할과도 비교된다. 이에 신혜선은 “영검사도, ‘결백’의 안정인도 저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라며 “그들처럼 저는 냉철하고 속으로 깊게 생각하는 스타일이 아니다”고 했다.
“평소에 저는 나태하고 감정 기복도 크게 없는, 평이한 사람이에요. 일상의 제가 평범하니까 연기할 때만큼은 스펙터클하고 싶어요. 이 세상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는 많은 사람의 피와 눈물로 만들어진 인물이잖아요. 그래서 표현할 때 재미있고, 도전의식도 생겨요.”
● 신혜선
▲ 1989년 8월31일생
▲ 2013년 KBS 2TV 드라마 ‘학교 2013’ 데뷔
▲ 2016년 영화 ‘검사외전’ 스크린 데뷔
▲ 2017년 tvN 드라마 ‘비밀의 숲’, KBS 2TV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KBS 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
▲ 2019년 KBS 2TV ‘단, 하나의 사랑’
▲ 2020년 tvN 드라마 ‘철인왕후’, 영화 ‘도굴’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