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류준열의 감성 시너지가 진한 울림을 선사한다.
9월 4일 첫 방송되는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연출 허진호 박홍수 극본 김지혜) 제작진은 4일 인생의 중턱에서 길을 잃은 부정(전도연 분)과 강재(류준열 분)의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다. 공허하고 쓸쓸한 눈빛은 다른 듯 닮은 인생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높인다.
‘인간실격’은 인생의 중턱에서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빛을 향해 최선을 다해 걸어오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 ‘부정’과 아무것도 못될 것 같은 자신이 두려워진 청춘 끝자락의 남자 ‘강재’, 격렬한 어둠 앞에서 마주한 두 남녀가 그리는 치유와 공감의 서사를 밀도 있게 풀어낸다.
앞서 화제를 모은 메인 포스터 ‘길을 잃다’ 버전에서는 부정과 강재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녹여내며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이어 공개된 캐릭터 포스터 역시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길게 드리운 오후 햇살에 기대앉은 부정과 강재. 환한 빛이 쏟아져 내리는 창가 너머를 향한 시선에는 왠지 모를 슬픔이 서려 있다. ‘인생의 내리막길 앞에서… 길을 잃다’라는 문구처럼 이미 길고도 먼 길을 지나왔을 부정의 마음은 헛헛하고 텅 빈 듯하다. 이제는 이룬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아진 인생의 상실감, 그로 인한 허무함과 허탈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갈 길이 한참이나 남은 스물일곱 강재의 두려움과 방황을 짐작게 하는 ‘인생의 오르막길 앞에서… 길을 잃다’라는 문구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부와 성공을 거머쥐기 위해 정점을 향해 나아가는 위태롭고 불안한 청춘 강재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더한다. 인생의 목표도 방향도 전혀 달랐지만,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의 중턱에서 운명적으로 만난 두 사람의 가슴 시린 이야기에 이목이 집중된다.
수식어가 필요 없는 전도연과 류준열은 차원이 다른 감성 시너지를 기대케 한다. 5년 만에 나란히 드라마로 복귀하는 두 믿고 보는 배우의 열연은 단연 최고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 전도연은 작가가 되고 싶었던 대필작가 ‘부정’으로 분한다. 최선을 다해 걸어왔으나 인생의 내리막길 위에서 실패한 자신과 마주하며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다. 투명 인간이라도 된 듯 존재감 없이 자질구레한 고통을 끌어안고 살아간다. 류준열은 부자가 되고 싶은 역할 대행 서비스 운영자 ‘강재’를 연기한다. 가난의 유전자를 벗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남자다. 부유한 삶을 꿈꾸며 지름길을 찾아 헤맸지만, 무엇 하나 이룬 것 없이 가파른 오르막길 앞에서 방향을 잃었다. 이렇게 다른 듯 닮아 있는 부정과 강재는 서로를 통해 감정의 격변을 맞는다.
‘인간실격’ 제작진은 “상실과 방황 속에서 서로의 위로가 되어줄 부정과 강재의 이야기가 치유와 공감을 선사한다. 감성의 깊이가 다른 전도연, 류준열 배우의 진가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인간실격’은 영화 ‘천문’ ‘덕혜옹주’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의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킨 한국 멜로 영화의 거장 허진호 감독과 영화 ‘소원’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건축학개론’의 김지혜 작가가 의기투합해 기대된다. ‘인간실격’은 9월 4일 밤 10시 30분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