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 목적으로 가는 과정이라는 욕망의 전차

입력 2021-12-1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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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설경구(왼쪽)와 이선균이 ‘뜨거운’ 영화로 돌아온다. 29일 개봉하는 영화 ‘킹메이커’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두 사람이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메가박스중앙

‘대통령 후보’ 설경구, 그를 돕는 ‘선거전략가’ 이선균

1971년 대통령 선거전 시대 배경
선거전 과정과 수단 정당성 질문
설경구, 변성현 감독과 다시 합심
이선균 “당위성 상상하면서 연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승리하는 것이 최고의 지상목표인가. 그때 얻는 성과는 과연 정의가 되는 것인가. 29일 개봉을 앞두고 13일 첫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 ‘킹메이커’(제작 씨앗필름)가 던지는 질문이다.

내년 3월 치르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정치세력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영화는 본격 정치선거판으로 관객을 몰고 간다. 현실을 떠올리게 하는 절묘한 시의성에 김대중·김영삼·박정희·이철승 등 실제 정치인들에게서 가득 가져온 이야기와 1970년대의 시대적 분위기로 가득한 색감과 세트 등 스타일리시한 외양 속에 담아낸 사실적인 묘사가 힘이다. 이를 통해 세상살이 또 하나의 방편으로써 목적으로 가는 과정과 수단은 얼마나 정당해야 하며, 이를 거쳐 거머쥐는 목표와 승리는 과연 또 그만큼 정당한 것인가를 묻는다.

무엇보다 영화는 15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을 시작으로 한 외화 대작의 연말연시 공세에 맞서 한국영화의 대열을 이끌 선두주자로서 기대를 모은다. 설경구·이선균·조우진·김성오 등 탄탄한 연기 라인업이 기대감을 이끌어내는 핵심이다.


● 대선 정국, 신념과 상상력의 이야기

설경구와 이선균은 1960년대에 정치인과 선거전략가로 만나 1971년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이야기를 펼친다. 설경구는 혼탁한 정치판과 선거전에서도 “어떻게 이기느냐가 아니라 왜 이겨야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신념을 버리지 않는 야당 정치인이다. 이선균은 그를 도우며 갖은 편법을 써서라도 승리하고 싶은, 무대 뒤에 숨어야 하는 ‘그림자’ 같은 선거전략가 역을 연기했다.

영화는 특히 이선균이 선거전에서 펼쳐내는 때로는 야비하고, 때로는 절묘한 선거 전술에 초점을 맞춘다. 이선균은 마치 살아 숨 쉬며 관객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캐릭터의 맛을 보게 한다. “상상력을 더해 연기”한 덕분이다. 1971년 공화당 박정희 후보에 맞서 대선에 나선 김대중 당시 신민당 후보를 떠올리게 하는 설경구, 그와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김영삼 원내총무에게서 모티프를 가져온 유재명 등 “인물보다 정보가 없는 역할”이었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시사회 직후 간담회에서 이선균은 “왜 앞에 나서지 못하고 그림자 역할로만 있어야 되는지 당위성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 감독과 배우, 신뢰의 호흡

영화는 주연 설경구가 2017년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에서 함께한 변성현 감독과 다시 손잡은 작품. 두 사람은 ‘불한당원’이라는 팬덤을 빚어낼 만큼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설경구는 이날 간담회에서 “처음 시나리오에는 배역이 실존인물 이름으로 표기돼 있었다”면서 “감독에게 요청해 이름을 바뀌었다. 변 감독에 대한 믿음이 커 출연했다. 전작의 좋은 추억이 ‘킹메이커’에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변 감독은 “가장 자신 있고 흡족한 부분이 연기이다”고 화답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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