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드윅 보스먼 없는 ‘블랙 팬서2‘, 韓·美 반응 엇갈린 이유

입력 2022-11-17 06: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마블 스튜디오의 슈퍼히어로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블랙 팬서2).

힘빠진 ‘블랙 팬서2’…“채드윅 보스먼 공백 영향”

흥행 기대 이하 성적 ‘빛바랜 1위’
관객 쓸어 모으는 美 극장과 대조
“새 주인공 팬덤 얇아…매력 반감”
마블 스튜디오의 슈퍼히어로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블랙 팬서2)가 비수기 극장에서도 악전고투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활짝 웃지 못하고 있다. 열렬한 지지 속에 관객을 쓸어 모으고 있는 미국에서와 달리 요절한 전편의 주인공인 고 채드윅 보스먼의 공백을 채우지 못한 영화에 대한 국내 관객의 냉담한 평가 때문이다.

16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9일 개봉한 이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블랙 팬서2’는 전날까지 122만3843명을 모았다. 극장 침체기에도 첫 주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으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서도 이틀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던 것을 미뤄보면 기대 이하의 화력이다.

관객의 평가 역시 차갑다. CJ CGV의 실관람 평점 ‘골든 에그’ 지수가 한 주 만에 80%대로 떨어졌고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실망했다”는 리뷰가 쏟아졌다.

북미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한국보다 사흘 늦은 11일 개봉해 14일까지 1억9246 달러(약 2548억 원)를 벌었다. 첫 주 흥행 수익은 1억8000만 달러로 역대 11월 개봉작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극찬과 함께 글로벌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 ‘팝콘 지수’(일반 관객 평점) 95%를 기록 중이다.

북미와 상반된 국내 반응은 ‘블랙 팬서’ 시리즈 자체에 대한 양국의 온도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마블 영화 최초로 흑인 히어로를 단독 주인공으로 내세운 2018년 ‘블랙 팬서’는 미국 개봉 당시 흑인 커뮤니티의 열광적인 지지 속에 강력한 팬덤을 구축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보다 더 흥행하며 역대 흥행 순위 6위에 올랐다. 반면 국내에서는 ‘어벤져스’ 시리즈는 물론, ‘아이언맨3’, ‘스파이더맨’ 스리즈의 관객수보다 적은 540만 명을 모았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16일 “팬덤 자체가 적은 한국에서 출연 배우 중 국내 인지도가 가장 높은 채드윅 보스먼의 부재는 작품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됐다”고 분석했다. 전편의 주인공 티찰라를 연기한 채드윅 보스먼은 2020년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극중 티찰라 또한 사망한 것으로 설정한 ‘블랙 팬서2’는 그의 동생인 슈리(레티티아 라이트)가 2대 블랙 팬서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다. 윤 평론가는 “영화가 채드윅 보스먼에 대한 추모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마블 특유의 유머 덜어내면서 일부 팬들의 아쉬움을 산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