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난방 ‘종말의 바보’, 진짜 리스크는 유아인이 아니었네 [DA:스퀘어]

입력 2024-05-03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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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나의 초이(Choi)톡: OTT의 모든 것을 기자의 분석과 시선을 담아 알려드립니다.
‘종말의 바보’는 공개 전부터 분명한 리스크를 안고 시작했다. 마약 논란이 있었던 유아인이 출연했고, 그의 출연 분량은 최대한 편집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특별출연도 아닌 이야기의 중심축이 되는 주연 중 한 명이었고, 유아인을 편집하면서 ‘종말의 바보’ 작품이 망가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공개된 ‘종말의 바보’는 유아인의 편집이 문제가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구난방식의 이야기 전개다. ‘종말의 바보’에서 주연배우인 안은진, 유아인, 전성우, 김윤혜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이들과 얽힌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을 방해하고 어지럽힌다. 흩어진 이야기들이 모아져 정돈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가지를 치고 뻗어 나가니 더욱 혼란스럽다.



게다가 ‘종말의 바보’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이야기 방식을 택했다. 인물과 인물 사이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 더불어 현재와 과거를 번갈아 가며 비추는 전개 방식은 작품을 제대로 바라보기 힘들게 만든다. 게다가 넷플릭스 시리즈 중 12부(총 11시간 49분)는 긴 편에 속하는데, 이야기가 지루하니 평가는 나쁠 수밖에 없다. 보는 내내 소행성의 충돌을 기다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종말의 바보’는 호불호가 갈렸다고 말하기도 애매할 정도로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톱10’ 비영어권 TV쇼 9위에 올랐지만, 그간 공개된 작품들과 비교해 봤을 땐 좋지 못한 성적표다.

그래도 유의미한 것들을 찾아보자면 배우들의 연기와 OST겠다. 작은 역할일지라도 자신의 몫을 200% 이상 해내는 배우들의 호연이 그나마 ‘종말의 바보’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또 적재적소에 배치된 음악이 12시간이라는 긴 시간에 위로를 안겨준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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