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재킹’ 하정우 “좁은 조종석, ‘탑건’ 톰 크루즈 마음 이해돼”

입력 2024-05-2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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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여진구와 하정우(왼쪽부터)가 22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하이재킹’ 제작보고회 무대에서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설명|키다리스튜디오

여객기 납치 실화 다룬 영화 ‘하이재킹’의 하정우·여진구

승객 구하는 부기장역 하정우
“70년대 여객기와 똑같은 세트장, ‘터널’ ‘더 테러…’보다 힘들었죠”

납치범 열연한 여진구
“오랫동안 기다렸던 악역, 몰입하다보니 과격해져…형님들 쏘리!”
배우 하정우(46)와 여진구(26)가 6월 21일 개봉하는 영화 ‘하이재킹’(감독 김성한· 제작 퍼펙트필름)을 통해 극강의 서스펜스를 선보인다. 지난해 1월 방송한 티빙 예능프로그램 ‘두발로 티켓팅’으로 함께 여행을 떠난 두 사람이 연기 호흡을 맞추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1971년 대한민국 상공에서 여객기가 납치되면서 벌어졌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극중 하정우는 여객기 부기장 태인 역을 맡았고, 여진구는 납치범을 연기한다.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켜 승객을 구하려는 하정우와 여객기를 돌려 월북하려는 여진구는 긴박한 상황에서 치열하게 맞붙는다.

22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두 사람은 “실화 사건이 주는 이야기의 힘과 여객기라는 좁은 공간에서 얽히고설킨 감정들이 박진감 넘치게 그려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탑건’의 톰 크루즈 마음 이해해”


하정우는 대부분 좁은 조종석에 앉아 연기를 했던 것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연기 난이도가 높았던 역할”이라고 단언했다. 무너진 터널 안에 꼼짝없이 매몰됐던 ‘터널’, 방송 스튜디오에 갇혀 테러범의 요구를 들어줘야 했던 ‘더 테러 라이브’, 지하벙커에서의 탈출기를 그린 ‘PMC: 더 벙커’ 등 유난히 한정된 공간에서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를 자주 연기했지만 “이번 캐릭터는 차원이 달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드라마틱한 상황에 갇혀서 해내야 할 게 정말 많았어요. 납치된 비행기를 안전하게 운행하면서 기내에 있는 승객들의 안정을 책임져야 했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납치범의 무리한 요구까지 들어줘야 했으니까요. 제가 이전에 했던 작품들보다 20배는 더 힘들었어요.”

쉽지 않은 연기의 연속이었지만 1970년대 쓰인 여객기 내부를 고스란히 재현한 세트 덕에 역할에 몰입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제작진은 완벽한 여객기 구현을 위해 계기판이나 조종간 등을 당시 실제 사용했던 여객기인 부품 일부를 사용해 세트를 지었으며 전문가의 자문도 꼼꼼히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트에 들어서는 순간 정말 70년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마저 들었죠. 실제와 똑같이 구현했기 때문에 공간이 생각보다 더 좁아 무척이나 힘들었죠. 같은 영화인으로서 (대표적인 항공 액션영화 ‘탑건’ 주연인)톰 크루즈 형의 마음을 이해하겠더라고요. 하하!”


●“첫 악역, 그 어느 때보다 집중”


오랫동안 강렬한 악역 캐릭터 배역을 소망해 왔던 여진구는 이번 영화를 통해 마침내 그 꿈을 이뤘다. 생소한 이북 사투리부터 거친 외모까지 이전 작품에서 보여줬던 ‘국민 남동생’ 같은 올곧고 듬직한 이미지를 전부 지워 버렸다.

“비행기에 타고 있는 60여 명의 승객들을 모두 압도시키는 위협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야 했기 때문에 연기하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기다려왔던 역할이기 때문에 연기할 때 마음가짐이 남달랐죠. 여객기를 납치하는 캐릭터의 서사를 이해하면서도 너무나 큰 범죄를 저지를 이 인물을 너무 미화하거나 정당화하지 않는 선에서 연기하려고 정말 노력했죠.”

특히 그는 하정우뿐만 아니라 20여 년 전 아역시절 드라마 ‘사랑하고 싶다’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연기했던 기장 역의 성동일 등 하늘같은 선배들 괴롭히는 연기를 하며 마음이 한 편이 늘 불편했다고도 떠올렸다. 그는 “사극에서 왕 역을 맡아 선배 연기자들을 신하로 부렸을 때보다도 더했다”며 웃었다.

“선배님들을 위협하는 연기를 할 때 가끔은 감정이 너무 올라와서 (하)정우 형이나 아버지(성동일)께 저도 모르게 너무 과격하게 대하기도 했어요. 다행히 그때마다 형님들이 저를 이해와 사랑으로 잘 보듬어 주셨어요. 하하! 정말 감사하죠!”

이승미 스포츠동아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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