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ITZY) 예지, 능력캐는 티가 나는 법 [전효진의 사심픽]

입력 2025-03-31 07: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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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을 제외하고는 팬들만 아는 ‘그 노래’가 되기 일쑤인 수록곡. 이대로 묻히기 아까운 ‘K팝 명곡’을 매달 추천하는 코너.
- 2월28일부터 3월28일까지 발매된 앨범을 기준으로 하며 배열은 발매일순입니다-

◆ 원위 정규 2집 [WE : Dream Chaser] : 악당은 영웅의 변신을 기다려준다 (EVILDOER), 일방통행 (一方通行 : Traffic Love), 눈이 부시게(All the things I love)

- 낭만의 신, 밴드 사운드의 악마, 스토리텔링의 권위자. 원위는 정규 2집으로 독특한 소재, 높은 질의 밴드 사운드, 다채롭고 적재적소에 배치된 멤버의 음색과 감정 표현력을 들려줬다.

죽어야 모두가 행복해지는 드라마 속 악당, 그런데 돌이켜보면 악당은 언제나 영웅의 변신을 기다려줬다. ‘꿈꾸는 미래가 다를 뿐 악당도 있어야 세상이 풍요로운 것 아닐까’라는 질문에서 비롯된 ‘악당은 영웅의 변신을 기다려준다’, ‘혼자만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래. 나도 사랑인데’라고 킥을 날리는 ‘일방통행’, 2025 봄 시즌송의 탄생 ‘눈이 부시게’까지 낭만 밴드 원위가 품고 있는 사랑의 모양은 이렇게나 다양하다.
◆ 인피니트 미니 8집 [LIKE INFINITE] : 너의 모든 게 다 좋아

- 인피니트처럼 구는 인피니트가 좋다. 어른야릇미(美)가 묻어나는 인피니트다운 트랙이다. 기타 리프가 미묘한 감정선을 팽팽하고 섬세하게 표현, 그게 나쁘지가 않다. 여기에 그루브한 칼군무 퍼포먼스가 눈앞에 그려지며 매력을 증폭 시킨다.

◆ 제니 정규 1집 [Ruby] : with the IE (way up), Starlight

- 제니의, 제니에 의한, 제니를 위한. 1인 기획사 설립 후 발매한 첫 앨범 [루비]는 제니의 추구미(美)를 담았다. 미국 팝 시장을 대놓고 겨냥하지만 제니라는 가수가 지닌 래퍼와 보컬리스트로서의 역량은 여전히 국내 리스너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추천하는 ‘with the IE (way up)’은 앨범의 근본 곡이라 칭할만하다. 제니라는 브랜드의 현재와 청사진을 특유의 파워풀한 랩 플로우로 버무려 공격적이기까지 하다. ‘Starlight’는 수록 곡 중 유일하게 한국어가 들려 귀를 쫑긋하게 하고, 내레이션으로 시작해 섬세하게 쌓은 제니의 보컬로 울림을 선사한다.
◆ ITZY 예지 솔로 1집 [AIR] : Can’t Slow Me, No, 258

- 능력캐는 티가 나는 법. 예지는 있지의 첫 솔로 주자로서 그룹과 개인의 음악색을 고루 녹인 앨범을 가져왔다. 퍼포먼스 강자로 각인된 예지의 움직임, 땅땅한 예지의 보컬이 무대를 상상하는 즐거움을 준다.

‘Can’t Slow Me‘는 라틴 리듬으로 생동감을 주고 그루브 있는 예지의 무한 무브에 안성맞춤인 트랙이다. 또 ’258‘는 곡 전개가 쉽고 24/7를 뛰어넘는 무한한 사랑을 청량하게 노래해 들을수록 기분을 좋게 한다.

◆ SF9 [LOVE RACE] : No No No

- K-팝 노스탤지어, 정용화 작곡에 SF9 멤버 영빈-휘영 작사곡 ‘No No No’는 [러브 레이스]라는 앨범명을 관통하듯 질주하는 템포와 리듬감이 매력적인 곡이다.

하우스에 펑키한 기타 배치가 정용화 소속 밴드 씨엔블루의 느낌을 내는 동시에, SF9의 스펙트럼을 다채롭게 만든다. 무엇보다 이 곡의 화룡점정은 한 번 들으면 입에 제대로 감기는 ‘아니 아니야 No No No You don’t understand’다. 과거 K-후크송 느낌을 줘 ‘무조건 Yes!’를 외치게 되는 중독성을 자랑한다.


◆ 정동원 정규 2집 [키다리의 선물] : 사랑을 고백할 나이

- 아기 설운도 등판. 대선배 설운도가 정동원에게 선물한 ‘사랑을 고백할 나이’는 20대를 코앞에 둔 그에게 딱 맞는 곡이다. 사랑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남자의 이야기. 설렘이 티나는 소년의 목소리와 꺾기가 듣는 이들의 마음을 간질인다. JD1을 통해 장르 확장에 도전 중인 정동원이지만, 뭐니뭐니해도 트로트를 부를 때 가장 맛깔나는 레코드를 완성한다.

◆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미니 6집 [Beautiful Mind] : George the Lobster

- 아는 만큼 들린다. George the Lobster에 대해 몰랐다면, 그냥 끝장나는 록 사운드를 자랑하는 노래에 그쳤을 것이다.

George the Lobster는 캐나다에서 발견된 고령의 랍스터로 발견 당시 추정 나이가 140세였다고. 가재는 영생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탈피를 반복해야 하고 이러한 가재처럼, 엑스니더니리 히어로즈는 끝없는 도전으로 치열하게 살겠다는 다짐을 노래한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 의미 있는 내용 그리고 빠르게 내달리는 연주가 마냥 흘러가지 않게 중심을 잡는 보컬 까지, 밴드의 성장을 확인한 곡이다.

전효진 동아닷컴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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