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공채 출신이지만, ‘SBS 연예대상’ 시상식 참여는 처음.”

이수지는 9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자매다방’ 인터뷰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와 올해 ‘대세’ 중에 대세로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다 받아왔지만, 정작 찬정인 ‘SBS 연예대상’에 선 건 한참 돌아온 뒤라는 점이 눈길을 모았다.

그는 2025년을 “내 일을 그냥 열심히 하다 보니 유독 운이 좋았던 해”라고 정의했다.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직장인들’, 토크쇼 ‘자매다방’, 그리고 개인 유튜브 채널까지 이수지가 스스로 표현한 대로 “놀이터가 몇 개 더 생긴” 한 해를 보냈다. “SNL이나 쿠팡플레이, 유튜브가 제 주무대였는데, 방송국 예능도 하고, SBS 무대까지 넓혀가는 느낌. 공채 출신으로 SBS에서 돌아가 한다는 게 기분이 좀 특별했다.”

‘시상식에 욕심이 없냐’는 질문에는 의외로 담담했다. “상을 꼭 받아야겠다는 욕심은 솔직히 없다. 대신 프로그램 같이 만든 사람들 만나서 인사하고, 인연을 확인하는 자리가 더 신난다. ‘아, 우리가 올해 이만큼 같이 뛰었구나’ 그게 좋더라.” 그러면서도 “그래도 ‘드레수지’ 는 한 번 구상한 건 아직 없는데, 입혀준다면 즐겁게 입어보겠다”며 특유의 농담도 잊지 않았다.



‘대세 개그우먼’, ‘부캐 여왕’ 등 수식어가 따라붙는 것에 대한 부담은 의외로 크지 않다고 했다.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실패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은 일부러 안 하려고 한다. 그런 생각이 들면 캐릭터를 만들거나 창작할 때 재밌지가 않다. 망하면 다음 캐릭터 하면 된다는 마음이다.”

집에서는 정작 예능을 잘 보지 않는다는 고백도 했다. “집에 있을 땐 예능을 잘 못 보겠다. 드라마나 영화를 더 많이 본다. 연기를 잘하는 분들 보면 동경도 있고, ‘나도 저렇게 긴 호흡의 연기를 하고 있을까?’ 상상도 하지만, 언젠가 긴 호흡의 연기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다.”

요즘 화두가 되는 ‘코미디 하기 어려운 시대’에 대한 고민도 짚었다. “웃음이라는 게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라, 더 많은 사람이 편하게 웃을 수 있게 정제하고 다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좋은 개그맨이 되려면 좋은 사람이 먼저 돼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는 감정 기복을 다스리기 위해 책을 반복해서 읽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고도 털어놨다.



김겨울 기자 win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