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시작하고 3주가 흘렀다. 3주는 운동에 적응하느냐 포기하느냐를 결정짓는 미묘한 기간이다.
운동 후 샤워실 거울을 통해 펌핑(부풀려진)된 몸을 비춰보면, 몸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씩 눈에 보이기도 하지만 샤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펌핑되었던 몸은 아쉽게도 원래대로 돌아가 있다.
트레이너들은 “운동 직후 펌핑 된 몸이 계속 유지되기만 해도 운동하기 참 편할 것”이라는 말을 농담처럼 하곤 한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다. 한 번 펌핑된 몸이 꺼지지 않고 그대로 매일 늘어날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
올림픽 콜로세움의 윤경섭 트레이너는 “열심히 하면 점차 운동 시간이 짧아도 펌핑이 더 빨리 되고(이는 운동 효과가 금방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래 유지될 것”이라며 위로한다.
3주가 지나고 나자 가슴 근육의 변화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물론 남들은 느낄 수 없는 작은 변화다. 기자가 10주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지인들은 “운동 열심히 하고 있어? 근데 뭐 별로 변화가 없어 보이네”라는 말로 사기를 꺾곤 한다. 이런, 3주 만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면 운동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
3주가 지나고 나서부터는 운동하러 센터에 나가는 것이 당연해졌다. 2∼3일 출장이나 바쁜 일정으로 운동을 쉬면 불안해질 정도다.
하지만 또 반대로 2∼3일 쉬고 나면 이대로 쭉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이처럼 3주차는 의욕과 포기가 교차하는 시기다. 트레이너들의 경험에 의하면 많은 이들이 이 시기에 운동을 포기한다고 한다. 변화는 적고, 운동 강도는 점차 늘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10주는 처음에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긴 시간이다. 더 힘을 내야겠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