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주 기수 “체력 허락하는 날까지 달린다”

입력 2014-04-1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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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첫 키스.’ 이금주 기수가 11일 모로코에서 열린 국제여성기수 초청경주에서 우승한 후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한국 여성기수가 국제 경마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슈퍼맘’ 이금주, 한국여자 기수 첫 국제무대 우승

12개국 참가한 ‘모로코 레이디스…’ 우승
7살 아이 둔 엄마…매일 새벽 5시 맹훈련
여성박사 기수 1호로 체육학과 강의까지


“18시간이나 걸려 도착한 아프리카 경마대회에서 우승해 정말 기뻤다. 특히 유일한 아시아 기수로 참가한 대회에서 한국 경마의 저력을 보여준 것 같아 감격스럽다.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찾은 만큼 국내 무대에서도 더욱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

11일 모로코에서 열린 국제여성기수 초청경주에서 우승한 이금주(37) 기수의 소감이다.

이금주 기수는 아프리카 모로코 카사블랑카 안파 경마장에서 열린 ‘파티마 빈트 무바라크 레이디스 챔피언십(Fatima Bint Mubarak Ladies Championship·1900m)’에 출전해 미국, 독일, 프랑스 등 12개국 기수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2013년 서승운 기수가 ‘한일 경주마 교류전’, 김현중 기수가 ‘아시안 영건즈 챌리저’에서 우승한 적이 있지만 여성기수가 국제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금주 기수는 렛츠런파크 서울의 최고령 여성기수로 7세의 아들을 키우는 ‘엄마기수’여서 이번 쾌거에 더욱 남다르다.

아랍에미리트 연합(UAE)이 주최한 이번 대회는 아랍종 경주마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세계 여성기수를 초청해 여러 국가를 돌며 시행하는 이벤트 경주다.

이금주 기수는 ‘칸자만’과 호흡을 맞춰 결승선을 130m를 남기고 독일 기수가 탄 최고 인기마 ‘사크르Ⅱ’를 추월해 4분의3 마신차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 ‘여성 박사기수 1호’…“체력 허락 때까지 활동”

이금주 기수는 2001년 7월 경주로에 발을 디뎠다. 그녀는 ‘금녀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기수에 도전해 경마계에 여풍을 일으킨 여성기수 3총사(이신영, 이애리, 이금주) 중 한 명으로 주목을 받았다. 데뷔 후 14년간 823번 출전해 25승, 2위 46회를 기록하고 있다.

그녀는 남성 못지않는 기승술 뿐만 아니라 ‘여성 박사 기수 1호’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기수는 현재 성신여대 체육학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퇴근 후에는 7세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 돌아가는 등 기수, 교수, 주부 등 1인3역을 해내고 있다.

“오전 5시에 시작되는 새벽훈련이 오전 9시에 끝난다.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 아이를 돌보고, 낮에 학교에서 강의를 한다. 주말에는 본연의 직업인 기수로 경주에 출전하고 있다. 숨가쁜 일정이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크고, 아들도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자랑스러워 한다.”

이금주 기수는 “체력이 허락할 때까지 말을 계속 타고 싶다. 승수를 더 쌓아 오래도록 경마팬들의 기억에 남는 기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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