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다이’ 뜨자던 민희진 ‘네고 같은 화해’로 태세 전환 왜?

입력 2024-05-31 20: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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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민희진 대표.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앞서 “맞다이” 발언이 강렬했던 탓인지, 화해의 제스처가 ‘네고 하자’로 읽힌다. “한대씩 때렸으니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해하자”는데 ‘전제’는 있다. 가치 상충을 언급하며 일정 부분 모회사 하이브의 “양해가 있다면 (함께) 갈 수 있고” 없다면 ‘나 민희진’의 “독립성을 보다 보장해야하지 않겠냐”고 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같은 날 오전 열린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불과 수시간만에 이뤄진 일로, 전날 있었던 모회사 하이브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인용’ 판결 또 그 결과로 얻게 된 ‘대표직 유지’에 대한 소회가 회견 주제로 예상됐으나, 민 대표는 또 다른 해임 가능성 제기 ‘뒤이어’ 갈등 상대인 모회사 하이브에 ‘화해’로 태세전환에 나선 모습을 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화해를 언급하기 전 새로 조직된 이사회를 통해 자신이 해임될 가능성 또한 없지 않단 점을 회견 초반 화두로 ‘전면 배치’한 점은 특히 그 ‘맥락’이 주는 숨은 뜻을 두고 적잖은 궁금증을 낳았다. 이날 기자회견 전 열린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선 민 대표 외 어도어 경영진을 구성했던 간부 2명이 해임되고, 대신 모회사 하이브 측이 추천한 이사 3인이 선임됐다.

새 이사회를 통한 또 다른 해임 가능성 상존에 이어 민 대표는 전날 하이브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 인용’된 대목을 “(배임) 누명에서 벗어난” 근거로 들며, “하이브에서도 (이 기자회견) 듣지 않나, 타협점 잘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화해 의사로 ‘주제 급전환’에 나서 회견장을 잠시 술렁이게 했다.

사진|채널A


민 대표는 구체적으로 자신과 하이브 양측이 2달 남짓한 공개 갈등 속에서 ‘난타전’이란 단어를 의식한 듯 “너무나 펀치를 주고받지 않았는가” 되물으며 “(서로가) 한대씩 때렸으니 됐다 생각한다” 화해의 뜻이 있음을 확인했다.

기자회견을 통한 민 대표의 ‘화해’ 발언은 하지만 뜯어보면 타협 불가한 어떤 지점에 대해선 하이브가 한발 물러나야 하지 않겠냐는 ‘전제’가 깔려 있는 인상을 줬다. 그 근거는 ‘가치 상충’를 화두로 꺼내며 “안 맞는 부분에 대해 (하이브) 양해가 있다면 같이 갈 수 있고, 없다면 (내) 독립성을 보다 보장해야하지 않겠나”는 회견 도중 민 대표 발언에서 찾을 수 있다.

한편, 내홍 초기였던 지난 4월 가진 격정 기자회견에서 민 대표는 그룹 아일릿을 위시로 방탄소년단, 르세라핌 등 하이브 산하 레이블 내 주요 아티스트를 ‘논란의 대상들’로 삼아 적잖은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특히 적나라한 단어가 다수 동원된 ‘아일릿의 뉴진스 유사성 지적’ 등 이와 관련한 ‘공개 사과’ 의향이 회견 도중 질문 형태로 제기되자 민 대표는 ‘직설적 표현’에 보다 익숙한 듯한 지배적 이미지와 달리 “상처주지 않으려면 언급을 그만 해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해 눈길을 끌었다.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를 둘러싼 모회사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간 경영권 공방은 이날 오전 있었던 어도어 임시주주총회로 전환점을 맞이했다. 자신의 대표직 방어를 위한 민 대표 측의 하이브 상대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은 ‘법원 인용’으로 ‘직위 보전’을 가져다 줬으나, 법원 판결문 상에도 쓰인 ‘배임은 아니나 배신으로 보일 순 있겠다’는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 책임은 민 대표 외 어도어 이사진 전원 해임의 결정적 근거가 됐다.

허민녕 스포츠동아 기자 mign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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