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김하성. 스포츠동아DB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하성의 현재 가장 흥미로운 기록은 단연 도루다. 개막 이후 21차례 도루를 시도해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모두 성공했다. ‘개막 21연속도루 성공’이라는 KBO리그 최초의 기록을 만들며 1994년 대선배 김재현(은퇴)의 19연속도루까지 가뿐히 넘어섰다.
이제 김하성은 한 단계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바로 ‘바람의 아들’이 가지고 있는 ‘29연속도루 성공’ 기록이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 이종범(은퇴)은 1997년 5월 18일부터 6월 28일까지 무려 29연속도루에 성공했다. 이종범은 1997시즌 개막 이후 도루에 실패한 적이 있어 올 시즌 김하성처럼 그해 성공률 100%를 기록하진 못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기간에 엄청난 주루 센스를 과시하며 무려 29차례나 연속해서 도루를 성공시켰다.
김하성은 2019시즌 후반 6연속도루에 성공한 바 있다. 올해 21연속도루를 더하면 현재 27연속도루 성공‘이다. 이종범의 29연속도루 성공에는 이제 불과 2개차로 다가섰다. 추석연휴 기간 중 이종범을 넘어 대망의 30연속도루 성공 고지도 밟을 수 있다.
김하성은 이종범의 아들인 팀 동료 이정후(22)와도 흥미로운 기록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바로 팀 내 최다 타점자 타이틀이다. 김하성은 28일까지 올 시즌 98타점을 마크 중이다. 시즌 100타점 고지가 눈앞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올 시즌 타점생산능력을 비약적으로 키운 이정후가 97타점으로 턱밑을 추격하고 있다.
김하성은 본격적으로 1군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 매해 팀 내 타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에는 114타점으로 팀 내 타점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타율과 최다안타에서 놀라운 기록을 남긴 이정후지만, 타점에서 김하성을 위협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 이정후가 이제는 김하성의 타점 타이틀 경쟁자로 떠올랐다. 둘이 사실상 올해 팀 타선을 이끌고 있기에 이는 시즌 끝까지 서로에게 긍정적 동기부여로 작용할 전망이다.
키움은 추석연휴 동안 KIA 타이거즈(9월 29~10월 1일·고척), SK 와이번스(10월 2~4일·인천)를 차례로 만난다. 기록 풍년의 기회를 맞은 김하성이 이종범-이정후 부자와 얽힌 기분 좋은 경쟁에서 미소를 지을 수 있을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