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 김동준 “최수종 선배는 내 인생의 교과서” [인터뷰]

입력 2024-03-14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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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제국의아이들 출신 배우 김동준이 KBS 2TV 사극 ‘고려 거란 전쟁’에서 호흡한 선배 최수종을 언급하며 “강감찬 장군 그 자체였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제공|메이저나인

그룹 제국의아이들 출신 배우 김동준이 KBS 2TV 사극 ‘고려 거란 전쟁’에서 호흡한 선배 최수종을 언급하며 “강감찬 장군 그 자체였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제공|메이저나인

32부작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 현종역 열연한 김동준

모두 지칠때 노래 열창하며 응원
강감찬 장군과 다를 바 없었지요
성장해가는 현종 보며 나도 성장
군백기 지워 준 ‘선물 같은 작품’
“사람들이 저만 보면 ‘폐하!’래요.”

배우 김동준(32)이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10일 종영한 KBS 2TV 사극 ‘고려 거란 전쟁’에서 고려 8대 왕 현종 역으로 활약하면서 젊은 세대뿐 아니라 중장년 시청자들에게도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5월부터 이달 초까지 11개월간 왕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 “이제는 어딜 가나 ‘왕 대접’을 해준다”며 웃었다.

그에게 이번 드라마는 14년 만에 만난 첫 사극인 동시에 ‘군백기’(군 복무로 인한 공백)를 지워준 기회이기도 했다. 12일 서울시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동준은 “살면서 가장 열정에 가득 찼던 시기에 도전의 무대를 만나 모든 걸 쏟아 부을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고려 거란 전쟁’은 인생에서 잊지 못할 작품”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종과 함께 성장한 나”

그가 연기한 현종은 궁궐 밖에서 자유롭게 자랐지만, 유일한 용손이란 이유로 갑자기 왕좌에 앉혀지고, 끊임없는 거란의 침략 속에서 한 나라의 군주로 성장해간다. 김동준은 “32부작 안에 캐릭터의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고 돌이켰다.

“말 그대로 ‘성장캐(성장캐릭터)’였어요. 정치 베테랑들이 가득한 궁궐에 홀로 입성한 현종과 제가 꽤 닮았다고 생각했죠. 강감찬 역의 최수종 선배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 가운데 서 있으면 현종의 기분이 이해가 갔죠. 선배들과 주연 호흡을 맞추며 느낀 부담감을 오히려 이용해서 현종의 긴장하고 날 선 모습을 표현했어요.”

캐릭터의 불안함을 그리기 위해 군대에서 열심히 키운 몸집을 도로 줄이기까지 했다. 김동준은 “마지막 촬영을 마치니 전역 직후에 비해서 8kg이나 체중이 빠져있더라”며 웃었다.

“지난해 1월 전역한 직후 열정이 최고조일 때여서 드라마에 겁 없이 도전했던 것 같아요. 돌아보면 ‘이렇게 연기할 걸’하는 후회만 가득해요. 하지만 이 또한 선배들의 연기를 보고 배우면서 제게 점차 선택지가 늘어났기 때문에 생긴 아쉬움이라 생각해요. 현종뿐 아니라 ‘인간’ 김동준도 드라마를 통해 하루하루 성장했습니다.”


●“최수종 선배는 나의 힘”

드라마는 시청률 13.8%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았지만, 완성까지는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원작 소설 작가와 제작진이 갈등을 빚는가 하면, 막바지엔 완성도가 떨어져 시청자들의 원성을 받아야 했다.

주인공인 김동준도 시끄러운 주변 상황으로 인해 흔들릴 위기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를 잡아준 건 ‘대선배’ 최수종이었다.

“선배는 ‘사극 교과서’잖아요. 그래서 고민이 있으면 무조건 선배님께 달려갔어요. 제가 귀찮을 법도 한데, 선배는 늘 열정적으로 함께 답을 찾아주셨죠. 지난해 무더운 여름날, 모두가 지쳐있을 때 선배가 검차 위에 올라가서 노래를 열창하시던 순간은 절대 잊을 수 없어요. 그 모습이야말로 군사를 이끌어가는 강감찬 장군의 모습과 다를 게 없었죠. 저도 꼭 선배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현장 밖에서는 2010년 1월 함께 데뷔한 제국의아이들 멤버들이 그의 응원군이 돼 주었다.

“임시완, 황광희, 박형식 등 모두가 저마다 드라마나 예능 촬영을 하고 있어요. 그렇게 바쁜데도 시완이 형이 ‘너 작품 잘 선택했다’며 격려해줬죠. 17살 때 서울에 올라온 이후 지금까지 삶의 절반을 함께 해오면서 멤버들은 이젠 가족에게도 하지 못할 고민까지 나누는 사이가 됐어요. 제게는 정말로 소중한 ‘힘’이에요.”

유지혜 스포츠동아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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