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PSP 차기작 NGP 발표… ‘숨겨온 발톱 드러냈다’

입력 2011-01-28 17: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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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이하 SCE)는 27일 도쿄에서 ‘플레이스테이션 미팅 2011’을 개최하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휴대용 게임기 ‘넥스트 제너레이션 포터블(Next Generation Portable: 이하 NGP)’를 공개했다.

PSP의 차기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NGP는 전작처럼 자그마한 크기에 PS3(플레이스테이션3) 플랫폼 공유를 통해 그간 선보인 고품격 게임을 그대로 즐길 수 있도록 하드웨어 기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네트워크 기능을 강화해 다양한 소셜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사양을 살펴보면 4개의 코어로 이뤄진 ARM Cortex-A9 코어 프로세서(CPU)와 PS3와 비슷한 수준의 그래픽을 제공하는 SGX543MP4+ GPU가 탑재됐으며, 960 x 544 해상도에 약 1,677만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5인치 유기 EL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또한 전후면 카메라, 자이로 센서, 중력 센서, 전자 콤파스 등 그간 게이머가 필요로 했던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음은 물론, 단순한 게임기 이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디자인을 살펴보면 소문으로 떠돌던 슬라이드 방식이 아니라, 기존 PSP와 동일한 바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작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보인다. 벌써부터 “소니 답지 않은 평범한 디자인”이라는 혹평이 흘러나오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분명 달라진 점은 있다. 전면의 5인치 디스플레이는 터치스크린 기능을 지원해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게 됐으며, 후면에 멀티 터치패드를 탑재해 만지고, 잡고, 쓰다듬고, 누르는 등의 보다 입체적인 조작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NGP는 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만큼 기존 PSP에 비해 크기가 상당히 커졌다(약 182.0 x 18.6 x 83.5mm). 이는 보통 성인 남자가 한 손으로 쥐기에 부담스러운 크기다. 그러나 PSP처럼 양손으로 쥐고 게임을 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조금 커진 본체가 오히려 유리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플레이스테이션3를 들고 다닌다? 이제 NGP 하나면 OK!

또 PS3급 성능을 자랑하는 GPU(그래픽코어)와 5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의 조합은 들고 다니는 PS3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우수한 그래픽 품질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어, 벌써부터 누리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모두의 골프’, ‘리틀빅플래닛’, ‘와이프아웃’, ‘레지스탕스’, ‘언차티드’ 등이 공개됐다. 특히 모두의 골프는 플레이 중에 게이머를 중심으로 시점이 전환되어 주변 환경이 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으며, 언차티드는 PS3 버전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은 미려한 그래픽과 후면 터치 패드를 활용해 줄을 타고 암벽을 오르는 조작 방식이 눈에 띄었고, 기기의 기울임을 따라 줄이 흔들리는 상황을 연출해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뿐만 아니라 기존의 플레이스테이션 라인업에서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의 오리지널 신작들 역시 NGP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 또 기존 PSP 게임은 다운로드 서비스를 통해 NGP에서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일본 게임을 대표하는 개발자 코지마 히데오 감독(메탈기어 시리즈 총괄자)은 “PS3에서 만든 영상을 NGP에서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NGP로 플랫폼을 초월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안드로이드폰에서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즐긴다

이외에도 일본을 비롯 북미, 유럽의 다수의 개발사가 NGP용 게임 개발에 참여하는 것으로 소개됐으며, 이날 함께 공개된 ‘플레이스테이션 스위트(PS SUITE)’를 통해 제작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 게임들도 NGP에서 플레이 할 수 있어 게임 타이틀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7일 소니는 일본 도쿄, 영국 런던,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 3개 지역에서 올해 안에 가정용 게임기 PS2와 PS3, 그리고 휴대용 게임기 PSP의 게임을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탑재된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안드로이드 진영에 자사의 게임을 개방하는 강수를 둔 소니의 의도는 더 이상 애플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방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소니가 공개한 PSP 게임을 안드로이드폰에서 즐기긴 위해서는 반드시 소니의 별도 인증 규격을 획득해야만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UMD 포기, NGP 전용 카드로 ‘호환성-대중화’ 노려…


존립과 폐지를 놓고 말이 많았던 UMD(PSP 전용매체로 미니 DVD보다 작은 직경 6.5cm 가량의 광디스크)는 ‘NGP 전용 카드’로 새롭게 태어났다. NGP 전용 카드는 플래시 메모리를 기반으로 한 메모리 카드로 게임 타이틀 역할뿐만 아니라, 추가 게임 콘텐츠, 세이브 데이터 등을 직접 저장할 수 있는 형태로 바뀌었다.

따라서 기존 PSP처럼 세이브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추가 메모리를 장착할 필요가 없어진 셈. 또한 용량의 제약이 거의 없는 플래시 메모리의 특성상 향후 고품질 게임 타이틀을 지원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네트워크 지원 강화, 언제 어디서나 3G로 통한다


이뿐만 아니라 NGP는 네트워크 지원도 대폭 강화됐다. PSP에서 지원했던 와이파이(Wi-Fi, 무선 랜)뿐만 아니라 3G 네트워크를 지원해 사실상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된 것. 또 같은 게임을 즐기고 있는 다른 사용자의 게임 정보(미션 상황 등)가 수시로 갱신되어 상호간 커뮤니케이션 플레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라이브에어리어(LIVEAREA)’ 서비스가 추가됐다.

또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주변에 있는 친구가 어떤 게임을 즐기고 있는지, 최근까지 즐긴 게임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니어(NEAR)’ 서비스도 함께 추가되어, 최근 불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열풍에 대해 소니도 적지 않은 고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할 가격과 배터리 용량이 공개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배터리 용량의 경우 NGP 사용시간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에 소니가 수정과 보완이 필요한 현 시점에서 발표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의 신형 휴대용 게임기 NGP의 공식 출시일은 올해 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글 / IT동아 이기성(wlrl@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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