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팅은 헹굼 없이 끝”, 뮤지컬 빨래 20주년 콘서트 9분 만에 매진…이정은·김희원·정문성·곽선영·이규형 레전드 캐스팅

9분 만에 전석 매진. 한국 창작뮤지컬의 대표작 ‘빨래’가 20주년 콘서트로 다시 한 번 흥행 신화를 썼다.

제작사 씨에이치수박은 12일 오후 2시, 단독 예매처인 NOL티켓을 통해 ‘뮤지컬 빨래 20주년 콘서트’ 관람권 약 3000석을 오픈했다. 예매는 시작과 동시에 폭발적인 접속이 이어졌고, 2시 9분경 전 회차가 매진됐다. 공연은 오는 11월 8일과 9일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다.

‘빨래’는 2005년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서울 변두리 소시민의 애환과 연대를 진솔하게 담아내며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오픈런 체제를 정착시킨 대표 창작뮤지컬로, 20년간 7000회 공연을 이어왔으며 다수의 수상 경력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이번 20주년 콘서트의 압도적인 매력은 배우 라인업이다.
작품의 초석을 다진 이정은은 초연 당시부터 따뜻한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울렸으며, 드라마·영화에서 활약하면서도 여전히 ‘빨래’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정문성은 낫심(현 마이클)으로 무대에 처음 올라 솔롱고까지 성장하며 작품과 함께 배우로서도 도약했다. 곽선영은 ‘빨래’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서 입지를 굳혔고, 이규형은 개성 넘치는 연기와 존재감으로 작품에 깊이를 더했다. 두 배우의 참여만으로도 콘서트의 기대치는 한층 높아졌다.

이외에도 배두훈·강연정, 홍지희, 노희찬, OST 앨범의 목소리 주인공 박지연, 공연 개인 통산 1000회를 기록한 김지훈·심우성·한우열이 합류한다. 최근 무대를 이끌어온 조영임·양미경·박존정민·연승아·이윤성·오주언·최현희 등까지 더해져, ‘빨래’의 20년 역사를 한 무대에서 관통하는 보기 드문 순간이 완성된다.

음악적 확장도 주목된다. 9인조 오케스트라 편성과 배우 합창이 어우러져 익숙한 넘버가 새로운 질감으로 재탄생한다. 특별 영상, 콘서트 규모의 무대 연출, ‘빨래 어워드’, 창작진의 비하인드 토크, 20년 아카이브 코너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관객을 기다린다.

예매 소식이 전해진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9분이면 치킨 시키기도 전에 끝난다. 역시 빨래는 전설”이라며 웃음을 더했다. 또 다른 관객은 “이정은 배우 다시 본다니 벌써 울컥한다. 20주년은 꼭 가고 싶었는데 놓쳐서 아쉽다”는 반응을 남겼다. 예매에 성공한 팬은 “오케스트라 버전 빨래라니, 20년 만에 이런 무대를 보게 될 줄이야. 인생 뮤지컬이 인생 콘서트로 돌아왔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씨에이치수박 최세연 대표는 “작은 소극장에서 시작해 20년 동안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변함없는 관객들의 사랑이었다”며 “9분 만의 매진은 그 사랑을 증명하는 무대”라고 말했다. 공동 제작사 하늘이엔티도 “빨래의 20주년은 단순한 기념이 아니라 한국 창작뮤지컬의 역사를 다시 쓰는 무대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뮤지컬 ‘빨래’ 20주년 콘서트는 전석 매진과 함께 이미 기록을 세웠다. 남은 것은 배우와 관객이 함께 만들어낼 또 다른 역사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